[쿠키 경제] 최근 주부 강현숙(37)씨는 요리를 하던 중 간장이 떨어져 급히 동네 마트를 찾았다가 기분 나쁜 경험을 했다. 평소 간식용으로 자주 사 먹는 해태 에이스 크래커를 3600원에 판매한다는 문구를 본 것이다. 강씨는 얼마 전 롯데마트로 장을 보러 갔다가 같은 제품을 3840원에 구매했다.
강씨의 오해는 포장박스를 확인하면서 풀렸다. 롯데마트에서 구입한 에이스 크래커는 436g짜리 ‘롯데마트 전용 제품’이었고 동네 마트에서 판매하는 것은 364g짜리였다.
강씨는 “물건을 파는 곳마다 가격이 제각각”이라며 “대형마트는 용량별 가격을 표기하고 있지만 편의점이나 동네 마트엔 그런 표기가 없기 때문에 가끔 대형마트에서 더 비싸게 판다고 오해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동네 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 백화점, 전통시장 등 유통 채널에 따라 동일한 제품도 용량과 가격이 제각각인 것으로 조사됐다. 유통업태가 다양한 만큼 업태별로 저렴한 품목을 확인해 활용한다면 장바구니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란 주장도 나왔다.
한국소비자원은 ‘생필품 가격정보시스템 티프라이스(T-price)’를 통해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유통업태별로 공통적으로 판매되는 70개 품목의 판매가격을 분석한 결과를 5일 발표했다.
조사결과 전체가격 보다 저렴하게 판매되는 품목은 대형마트가 58개로 가장 많았다. 뒤이어 전통시장 32개, 기업형 슈퍼마켓(SSM) 16개, 백화점 7개 순이었다.
전체가격에 비해 10% 이상 저렴한 품목 수에선 전통시장이 무·양파 등 채소류와 부침가루·즉석덮밥 등 9개 품목으로 가장 많았다. 대형마트는 시리얼·햄·즉석덮밥·혼합조미료·건전지 등 7개 품목이 전체가격보다 10% 이상 저렴했다.
유통 채널에 따라 가격이 제각각인 데는 채널별 유통 구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식품 제조업체들은 유통 채널의 요구에 따라 같은 제품이라도 용량을 달리해서 제공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가격 차이를 느낄 수 밖에 없었다.
한 제과업체 관계자는 “동일한 제품이라도 편의점과 대형마트는 소비자 층에 따라 용량을 늘리거나 줄여서 달라고 한다”면서 “소비자들 중에는 용량을 보지 않은 채 가격을 올렸다고 오해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와는 달리 전통시장은 가격이 한번 형성되면 잘 바꾸지 않는 데다 상품 순환을 위해 할인 판매를 하는 경우가 많아 가격이 저렴한 경우가 많았다.
한국소비자원 측은 “유통업태마다 가격경쟁력을 갖춘 품목이 상이하기 때문에 장보기 전 티프라이스에서 가격비교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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