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NLL 정면승부 문재인, 2002년 김정일 만난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친절한 쿡기자] NLL 정면승부 문재인, 2002년 김정일 만난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기사승인 2013-06-26 01:56:01


[쿠키 정치] 문재인 민주당 의원이 25일 박근혜 대통령의 NLL 공개 관련 국무회의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했습니다. 박 대통령의 발언에 다소 흥분한 듯 일부 문장에 오타도 있었습니다. 문 의원은 이날 오후 트위터에 이런 메시지를 띄웠습니다.

“개성공단 한다고 해서 휴전선 없어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휴전선의 긴장이 많이 완화되지요. NLL위에 평화협력지대나 공동어로구역 설정하는 것도 마찬자지(마찬가지의 오타). 서해상에 개성공단 같으(같은의 오타) 것을 만들어 NLL도 지키고 평화와 경제도 얻자는 노대통령의 구상, 훌륭하지 않나요?”

문 의원은 이 트윗을 올리기 4시간 전에는 이런 내용도 띄웠습니다.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수많은 젊은이들의 피와 죽음으로 지켜온 역사를 우리가 끝내야 하지 않을까요? 6.25전쟁 63주년. 피와 죽음으로 나라를 지킨 선열들의 애국의 마음을 되새기면서 우리가 다짐할 것은, 더 이상 피와 죽음이 없는 평화를 이루어야한다는 것 아닐까요?”

이 메시지는 박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젊은이들이 피와 죽음으로 지킨 NLL”이라고 했던 발언을 반박한 것입니다. 박 대통령의 발언은 이랬습니다.

“오늘은 6·25가 발발한지 63주년 되는 날이다. 오늘의 대한민국과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목숨 바쳐 싸우신 국군용사들, UN군 참전용사들의 희생에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 6ㆍ25는 우리 민족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었고, 아직도 국군포로와 상이용사, 이산가족을 비롯한 많은 분들이 전쟁이 남긴 고통 속에 살고 있다. 그런데 이런 사실을 왜곡해서 북침이니 하는 말이 나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런 왜곡된 역사인식은 교육현장에서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고 피로 지킨 자유민주주의와 대한민국의 역사를 왜곡하는 일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 그것은 역사와 국민들에게 죄를 짓는 일이다. 그리고 우리의 NLL 북방한계선도 수많은 젊은이들이 피로 지키고, 죽음으로 지킨 곳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 자리에 있는 우리 국무위원들이나 대통령인 저도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이 뜻이 헛되지 않도록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다. 어제 생존해 계신 참전용사 분들을 만났다. 그분들은 이제 연로하셔서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분들의 유일한 꿈은 후손들의 마음에 본인들이 나라를 지켜온 희생이 왜곡되지 않고, 오래 기억되는 것을 바라고 계셨다. 정부 각 부처는 전몰장병 유가족과 생존해 계신 참전용사들에게 보다 많은 관심과 지원을 펼쳐주시기 바란다. 아울러 그분들의 조국인 대한민국이 마지막까지 본인들의 희생을 높이 평가했다는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후손들에게 남기고 갈 수 있도록 정부에서 할 수 있는 부분에 노력해 주시기 바란다.”

2007년 남북정상회담에서 NLL 문제가 어떻게 논의됐는가 하는 문제는 지난해 대통령선거에서 박근혜-문재인 후보가 막판까지 맞붙었던 쟁점이었습니다. 문재인 당시 민주당 후보는 대선 하루 전날인 지난해 12월 18일 오후 8시50분 부산역에서 한 마지막 유세에서 아래와 같이 참아왔던 속내를 터놓은 바 있습니다. 당시 박근혜 후보를 향해 “2002년 북한에 가서 김정일 위원장을 만났는데 대화록을 공개하라고 요구한 적 있냐”면서 “철이 없다”고 꼬집은 바 있습니다.

“제가 NLL회의록 하나 더 말씀드릴까요? 그 내용은 전혀 문제없다고 말씀을 드렸고 그러나 그 내용과 상관없이 그 내용 때문이 아니라 남북 간의 정상회의록을 공개하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은 정말 위험하고 철없는 일이다. 외교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것이 아닌가? 지난번에 이명박 대통령이 일본에 갔을 때, 독도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일본 총리에게 말했다는 사실이 일본 신문에 보도 되지 않았는가? 이명박 대통령은 아니라고 했다. 그렇다고 민주통합당에서 국민들께서 언론이 한일간의 정상회의록 공개하라 요구한 적 있나? 왜냐? 정상회담에서는 두 정상이 허심탄회하게 논의해야 하는데 그게 나중에 어느 한 나라의 국내 정치 상황 때문에 공개 된다면 누가 우리나라와 정상회담을 하려고 하겠나?

박근혜 후보도 2002년도에 북한에 가서 김정일 위원장과 만난 적 있지 않은가? 오랜 시간 만났는데 그 때 무슨 얘기 나눴는지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했지만 그 대화록을 공개하라고 요구한 적 있는가? 박근혜 후보는 정상은 아니지만 정치 지도자라면 허심탄회한 논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금 새누리당이 선거 때문에 당리 당락 때문에 남북 간의 정상 회의록을 공개하라고 하는 것은 정말 무책임하고 한심한 일이다. 저는 새누리당이 그렇게 요구할 때만 해도 새누리당은 워낙 선거 때 이상한 소리를 많이 하니 그러려니 했는데, 박근혜 후보까지 그렇게 말하는 것을 보고 정말 안타까웠다. 어쨌든, 이 사실이 말해주는 것은 무엇인가? 저 문재인이 앞서고 있다는 것인가?”

국가정보원의 선거 개입과 함께 NLL 문제까지, 대선 때의 최대 쟁점이 다시 불거지면서 문재인 의원도 박 대통령을 향해 날을 세우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하지만 이 ‘날’은 선거 때도 그리고 6개월이 지난 지금도 일관된 ‘날’입니다. ‘정쟁을 위해 외교를 희생해선 안 된다’는 것입니다. 국정원이 위키리크스로 전락한 오늘, 세계외교사를 다시 써야할 대한민국의 오늘이 슬픕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지방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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