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해외에서 들어오는 마약 밀반입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여서 국제사회에서 인정받아온 ‘마약청정국’ 지위도 흔들리고 있다.
‘세계 마약 퇴치의 날’인 26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마약을 몰래 들여오다 세관에 적발된 건수는 232건으로 2011년 174건보다 크게 늘었다. 올해 1~5월 사이 벌써 96건이 적발됐다.
최근에는 국제우편을 통해 마약을 밀반입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서울 혜화경찰서는 이날 국제 항공택배에 필로폰을 숨겨 밀반입한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로 김모(42)씨를 구속했다. 김씨는 지난 21일 필리핀에서 과자, 의류 등을 구입해 들여오는 것 처럼 꾸민 뒤 과자 안에 필로폰 10g을 숨겨 국내에 들여왔다. 개인이 국제우편을 이용해 마약을 밀반입하다 적발된 경우는 올해 1~5월 52건으로 지난 한 해 동안 적발된 91건의 절반을 넘어섰다. 인터넷을 이용해 쉽게 마약 정보를 접하고 이를 구매하는 이들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관세청 관계자는 “지난해 주춤했던 국제우편 밀반입이 올해 다시 늘고 있다. 이 경우 개인이 소비할 목적으로 소량씩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국내재배 목적의 대마종자 밀반입도 늘고 있다. 올해 5월까지 대마종자 적발 건수는 19건으로 지난해 전체 적발된 8건보다 배 이상 증가했다. 대마에 대한 세관의 단속이 강화되자 대마를 직접 재배하기 위해 종자 상태로 들여오고 있는 것이다.
국내 주요 남용 마약인 필로폰은 3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건수는 7% 줄었지만 중량은 22㎏으로 4배 이상 늘었다. 이는 660억원 상당으로 73만 명이 투여할 수 있는 양이다. 필로폰의 중계 밀수도 2010년 2건(2.9㎏), 2011년 4건(7.8㎏), 지난해 6건(16㎏), 올해 1~5월 3건(13.1㎏)으로 늘고 있다. 국제 마약 밀수 조직이 마약청정국인 우리나라를 경유해 마약 운반책의 출발지와 여행경로를 세탁하려 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관세청 관계자는 “마약밀수 단속을 위해 이달 초 탐지장비 18대를 공항 등에 배치해 집중 단속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