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너무 아픈데 CT에도 이상이 없다면…

‘허리’ 너무 아픈데 CT에도 이상이 없다면…

기사승인 2013-06-27 07:48:01


[쿠키 건강] #허리 통증을 고질병으로 안고 살아가던 김모(49·서울 금천구·남)씨는 최근 들어 다리 부근까지 통증이 느껴져 움직이기조차 힘들어졌다. 병원을 찾기 두려워 통증을 참다 참다 결국 질환이 악화된 것이다. 허리 수술을 해야 하는 수준의 디스크라고 생각하며 병원을 찾은 김씨는 검사 후 전혀 생소한 ‘경막외 유착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경막외 유착증은 주사치료로 간단하게 호전이 가능하다는 말에 그동안 통증을 참아 온 것을 후회했다.



뿌리가 깊고 단단한 나무일수록 튼튼하듯 사람의 경우에도 허리가 곧고 바른 사람이 건강하다. 나무의 중심이 뿌리라면 허리, 즉 척추야말로 진정한 몸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신체의 중심 척추의 경우에는 붙는 것을 일컫는 이른바 ‘유착’이 건강을 해칠 수 있다. 특히 신경을 감싸고 있는 조직인 경막에 유착이 생기는 경막외 유착증의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우리가 허리에 통증이 생길 때 의심하기 쉬운 허리디스크와 혼동이 쉬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경막외 유착증’, 허리디스크와 증상 비슷하지만 달라=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해 본다는 요통은 다양한 발병 부위와 증상으로 질환 또한 다양하지만 아직도 허리가 아프면 허리디스크를 의심하는 경우가 많다. 허리디스크는 척추의 뼈 사이사이에 일종의 쿠션 역할을 하는 추간판(디스크)을 받치고 있는 인대 조직이 파열돼 추간판이 뒤로 밀려 신경을 압박하는 질환이다. 초반에는 허리 통증이 계속되다가 점점 엉덩이에서 다리까지 통증이 내려오는 증상을 가져오는데 경막외 유착증 역시 비슷한 증상을 가져와 혼동하기 쉽다. 이덕주 서울척병원 척추외과 원장은 “척추 질환은 대부분 비슷한 통증을 가져오기 때문에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만으로 질환을 진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만일 허리디스크가 발생했다면 디스크 주변에 약물을 투여해 염증을 가라앉히는 방법인 주사치료법을 통해 호전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막외 유착증의 경우라면 CT(컴퓨터단층촬영)나 MRI(자기공명영상) 등 기타 영상 검사법을 시행해도 유착된 부위를 확인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 경막외 조형술을 통해 이를 진단해야 한다. 이처럼 다양한 허리 질환은 발병 부위 및 원인이 달라도 증상이 비슷하기 때문에 허리통증이 나타나면 대표적인 허리디스크를 떠올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기도 하지만, 전혀 다른 질환일 경우 검사법과 치료법이 달라지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척추 수술 끝난 후에도 남아있는 허리통증? CT·MRI로 확인 어렵다면, 경막외 조형술로 진단= 잦은 허리통증만큼이나 다양한 허리질환들은 척추수술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그러나 척추수술의 경우 수술의 부작용으로 치료가 완전하게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허리통증이 남아 있는 ‘척추수술후 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척추수술후 증후군은 추간판 탈출증의 재발, 척추 협착증, 지주막하염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하는데 경막외 유착증도 중요한 원인 중 하나다. 경막외 유착증은 척수를 둘러싸고 있는 막 중 가장 바깥에서 둘러싸는 경막이 주변의 조직과 들러붙어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허리디스크의 증상이 나타나지만 CT와 MRI로 확인이 불가능한 경막외 유착증이 의심될 경우에는 경막외 조형술로 간단하게 진단할 수 있다. 이는 꼬리뼈로 조형제를 주입하면서 사진을 촬영해 조형제가 흘러가는 것을 관찰하는 진단법으로 5~10분 정도 소요되는 검사법이다. 정상적인 척추에는 조형제가 이상 없이 흘러가지만 유착이 생긴 척추환자에게서는 조형제가 원활히 흐르지 않고 멈추거나 더딘 현상을 보인다.



◇뭉친 유착 풀어주는 약물 치료 신경성형술로 안전하게 완치 가능= 근육이 뭉쳐 어깨가 쑤신다면 뭉친 어깨를 마사지해 풀어주면 호전이 가능하듯 척추 내에 뭉친 유착 역시 통증의 원인이 되는 유착을 풀어주는 것이 가장 좋은 치료법이다. 경막외 유착증은 척추의 꼬리뼈 부분을 국소 마취 한 후 병변이 있는 부위에 약물을 주입하는 ‘신경성형술’로 치료가 가능하다. 흔히 허리가 아프면 덜컥 ‘큰 수술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하고 겁을 내는 환자들이 많지만 신경성형술은 절개 없이 특수한 초소형 관을 삽입해 시술하는 치료법으로 흉터가 남지 않을뿐더러 회복 또한 빠르다. 백진우 정동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원장은 “신경성형술은 원인이 되는 염증 유발 물질을 제거하고 경막외 유착을 제거해 신경을 완화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치료”라면서 “고령 환자 경우에도 안전하게 시행이 가능하며 일상생활을 방해하는 허리통증을 호전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박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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