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고교 3학년생의 피멍 사진이 공분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야간 자율학습 시간에 떠든다는 이유로 교사에게서 폭행 수준의 집단체벌을 받았다는 주장과 함께 공개된 이 사진은 그동안 꾸준하게 불거진 체벌 논란을 다시 일으키면서 네티즌들의 논쟁으로 이어졌다.
28일 유명 포털 사이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동생이 학교에서 심한 체벌을 당했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왼쪽 허벅지 대부분이 피멍으로 물든 사진 두 장이 공개됐다. 사진과 짧은 설명이 달린 이 게시물은 처음 공개된 지난 27일부터 하루 만에 13만5000건 이상의 조회수와 1290건 이상의 추천을 받았다.
고교 3학년생인 동생과 함께 사는 회사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그는 “출근을 준비하다 자는 동생을 보고 깜짝 놀랐다. 내가 고교생이던 10년 전에도 이렇게까지 체벌을 받지 않았다. 동생에게 상황을 물으니 야간 자율학습 시간에 시끄럽게 했다는 이유로 급우들과 단체 체벌을 받았고 동생은 가장 먼저 맞았다고 했다. 맞은 지 닷새나 지났지만 상처는 아직 심각하다. 많이 속상하다”고 밝혔다.
그는 인터넷 신상털기나 2차 피해를 우려한 듯 거주지와 학교 명칭 등을 공개하지 않았다. 사진에는 막대기나 각목 등으로 집중적으로 맞은 듯 왼쪽 허벅지가 피멍으로 검붉게 물든 정황이 담겼다.
여론은 분노했다. 야간 자율학습 시간에 떠들었다는 이유로 가해진 체벌이라고 하기에 심각하다는 이유에서다. 네티즌들은 “실제로 교사에 의해 벌어진 일이라면 체벌이 아닌 폭행이다. 학생들이 어떤 잘못을 했어도 이정도 수준이면 교편을 내려놓을 생각을 해야할 것”이라거나 “화를 내면서 때렸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급우에게 폭행당하고 형에게 거짓말한 것일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잇따랐다. 한 네티즌은 “동생이 보복을 두려워해 둘러댄 것일 수 있다. 냉정하게 생각하고 교사의 체벌에 의한 것인지 급우의 폭행에 의한 것인지 확실하게 알아본 뒤 대처해야 한다. 어느 쪽이든 가해자를 확실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조언해 공감을 얻었다.
이 사건의 가해자와 상관없이 최근까지 교내에서 횡행하는 폭력적 체벌을 근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빗발쳤다. 학생으로 추정되는 다수의 네티즌들은 “과도한 수준으로 체벌하는 교사들이 여전히 존재한다. 체벌도 교육 목적이라는 사실을 교사들이 잊어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