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가 지난 3월에 진주의료원을 폐업한다는 방침을 정하고도 이를 숨겨 온 사실이 4일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 현장검증에서 밝혀졌다.
국회 공공의료 정상화를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 정진후(진보정의당) 의원은 이날 진주의료원의 이사회 회의록을 확인한 결과, 박권범 의료원장 직무대행이 3월 서면이사회 때 이미 폐업을 결정했다고 공개했다.
정 위원은 “회의록에서 당초 폐업을 최초 결정했다는 4월 12일이 아닌 3월 11일 서면이사회에서 박 직무대행은 ‘지금 상태로는 폐업을 유보하든지 보류는 없을 것 같다. 폐업은 확실한 것 같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한정애(민주당) 위원도 “3월 11일 진주의료원 서면이사회에 휴업 안건과 함께 폐업 안건도 동시에 다뤘다”며 “폐업 결의가 이미 3월 이사회 때 결정됐다”고 밝혔다.
경남도는 당초 4월 12일 소집이사회 때 폐업 방침을 결정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조사특위 정우택 위원장은 이와 관련, “오늘 현장검증에서 3월 이사회 때 폐업을 결의한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며 “오늘 현황보고의 폐업추진경과에도 이런 내용이 전혀 표현돼 있지 않아 결국 도민, 국민, 국회를 속였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오는 9일 경남도 기관보고 때 홍준표 도지사가 출석해 이런 사실을 확인하고 진주의료원을 폐업할 수밖에 없었는지 정당성을 납득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홍 지사의 기관보고 출석을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윤성혜 경남도 복지보건국장은 은폐 사실이 밝혀지자 “결론적으로 국회의원과 도민을 속이게 돼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날 현장검증에서는 진주의료원의 누적적자, 노조의 도덕 해이, 경영정상화 책임 논란도 제기됐다.
조사특위는 5일에는 서울의료원과 의정부의료원에서 현장검증을 하고, 9일에는 경남도와 강원도로부터 기관보고를 받을 예정이다.
창원=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