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과학관 채용규정 어겨, 경찰 본격수사 나서기로

대구과학관 채용규정 어겨, 경찰 본격수사 나서기로

기사승인 2013-07-05 19:4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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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사회] ‘직원채용 특혜 의혹’에 휩싸인 국립대구과학관이 채용전형 전반에 걸쳐 내부규정을 어긴 것으로 확인됐다.

5일 ‘국립대구과학관 채용규칙’에 따르면 서류심사(1차)·면접(2차)으로만 이뤄지는 채용시험은 단계별로 ‘블라인드(Blind) 전형’을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블라인드 전형이란 학력, 가족관계, 나이 등 합격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보를 아예 배제한 채 지원자에 대한 최소 정보만을 바탕으로 실력, 인성, 잠재능력 등을 평가하는 열린 채용방식이다.

채용과정의 공정성을 확보하고 다양한 분야·계층에 속한 인재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한 조치로 대기업 등 다수 기업·기관에서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국립대구과학관이 지난달 7∼17일 응시자들로부터 받은 지원 서류에는 상세한 가족사항이 들어 있다. 즉 가족에 관한 성명·관계·연령·학력·직업·근무처·직책 등을 자세히 적도록 한 것이다.

당초 규정과 다르게 지원자 300여명의 가족관계와 출신학교 등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내용들로 국립대구과학관 스스로 채용 규정을 어긴 것이다.

또 면접관 5명은 서류전형을 통과한 67명을 면접하기 전에 응시자들의 나이, 학력, 경력사항 등이 요약된 자료를 미리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국립대구과학관 측은 면접관들에게 가족사항이 적힌 서류까지 넘겨주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블라인드 전형을 어긴 사례는 더 있다.

공무원 자녀 4명이 합격자로 포함돼 특혜의혹이 집중적으로 쏟아지고 있는 경영지원 원급(일반직) 분야의 경우, 응시자 3∼4명을 1개조로 묶어 5∼10분씩만 면접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1명당 2분 안팎의 시간만 주어진 상태에서 면접관들이 개별 잠재능력, 인성, 실력 등을 판단한 셈이다.

한 참가 면접관은 “원급의 경우 면접 대상이 많아 빨리빨리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기업 인사 관계자는 “블라인드 면접의 경우 응시자들의 면면을 최대한 파악하기 위해 1명당 10∼40분 정도 시간을 할애해 이뤄진다”며 “기업마다 차이는 있지만 (면접에)상당시간을 할애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내사에 들어간 경찰은 국립대구과학관으로부터 관련 서류를 넘겨받아 특혜 여부를 분석하고 있다.
경찰은 혐의가 드러나면 관련자들을 소환하는 등 수사에 본격 착수할 방침이다.

한편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국립대구과학관 직원 채용전형에서 합격자 24명 중 11명이 공무원(5명), 공무원 자녀(4명), 언론인 가족(2명) 등으로 밝혀져 특혜논란이 불거졌고 대구시 정책관(4급)이 직위해제됐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



김재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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