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人터뷰] ‘레드2’ 이병헌 “할리우드, 내 종착지 아냐”

[쿠키 人터뷰] ‘레드2’ 이병헌 “할리우드, 내 종착지 아냐”

기사승인 2013-07-17 13:04:01


[인터뷰] 한류스타를 넘어 월드스타로 거듭난 배우 이병헌. 영화 ‘지.아이.조’ 시리즈와 ‘레드: 더 레전드’에 출연하며 할리우드에서도 차곡차곡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다.

오는 18일 개봉하는 ‘레드: 더 레전드’(이하 ‘레드2’)는 그의 세 번째 할리우드 작품이다. 이전의 작품보다 비중이 늘었고 아시아 배우들이 대부분 할리우드 작품에서 악역으로 등장, 단선적인 캐릭터를 맡았던 것과 달리 약간의 허당기와 과거사를 겸비한 입체적 캐릭터를 연기한다.

‘레드2’는 25년 만에 재가동된 최강 살상 무기 밤 그림자를 가장 먼저 제거하기 위해 은퇴 후 10년 만에 다시 뭉친 CIA 요원 ‘R.E.D’의 활약을 담은 액션 블록버스터. 이병헌은 한국인 킬러 한조배로 분한다.

영화 홍보에 한창인 배우 이병헌을 16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만났다. 이번 작품에서 할리우드 스타 브루스 윌리스, 캐서린 제타존스, 안소니 홉킨스, 존 말코비치 등과 호흡을 맞춘 그는 아직도 꿈을 꾸는 것 같다고 했다.

“캐스팅됐을 때부터 함께 촬영할 때까지 정말 꿈꾸는 것 같았어요. 이 배우들 중 한분과 함께 한다고 해도 믿지 못할 텐데 한 작품에서 모두를 만난다는 건 정말 행운이고 영광이에요. 저뿐 아니라 제 세대나 안소니 홉킨스 선생님 영화를 보며 자란 세대라면 영화를 보면서 함께 신기해할 것 같아요. 제 영화 인생에 이런 영광이 또 있을까란 생각이 들어요.”

한국에서는 톱스타지만 할리우드에서는 이제 세 번째 영화를 찍은 신인 배우라는 그는 영화에 아이디어를 내거나 촬영 중 애드리브를 하는 등의 행동을 자제했다고 털어놨다. 물론 영화에서 이병헌이 사용하는 한국 욕 등 일부 장면은 그의 제안으로 수정됐지만, 그들의 정서를 잘 알지 못한다는 판단에 최대한 대본에 충실했다.

“‘레드2’는 정말 미국적인 코미디가 담겨있어요. 언어는 물론이고 그들의 생각이 몸에 배어있어야 자연스러운 유머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러기에는 제가 아직 많이 부족하죠. 때문에 제가 즉흥적으로 하는 행동들이 한국인에게는 어필할 수 있지만 그들 정서에는 안 맞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서 아이디어가 꿈틀거릴 때는 감독님에게 부탁해 장면을 수정하거나 추가했죠.”

이병헌은 ‘지.아이.조’ 시리즈와 ‘레드2’에서 탄탄한 몸매를 가진 동양인으로 등장, 화려하고도 치밀한 액션을 선보인다.

“세 편 모두 상반신 노출이 있는 데, 우연의 일치 같아요. 워낙 카리스마 있는 캐릭터들이었고, 탄탄한 몸은 그 캐릭터를 한눈에 보여줄 수 있으니까요. 영화에서는 한 두 장면 나오는 것이지만 그 몸을 만들기 위해서 3~4개월 전부터 엄격한 관리에 들어가야 했고, 정말 힘들었던 것이 사실이에요. 하지만 제 모습을 보고 관객들이 즐거움을 느낀다면 그만한 만족도 없죠.”



세 편의 할리우드 영화에 출연하면서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처음에 가졌던 과도한 긴장감도 서서히 줄었고 외국 배우, 스태프들과의 언어, 문화적 간극도 서서히 좁아지고 있다.

“매 작품마다 저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좋았어요. 아주 작은 차이지만 제게는 굉장한 것이거든요. 또 조금씩 마음상태가 나아지고 있어요. 초반에는 긴장하고 경직돼서 먼저 사람들에게 다가가지 못했다면 이제는 그들이 하는 말을 못 알아듣더라도 그들 사이에 껴있고 한마디라도 더 건네거든요. 그런 제 모습을 봤을 때 조금은 여유가 생겼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올해 ‘지.아이.조2’와 ‘레드2’까지 연이어 두 편의 외국 영화로 관객과 만난 이병헌은 현재 사극 영화 ‘협녀: 칼의 기억’ 촬영을 앞두고 있다. 차기작으로 우리 영화를 택한 이유를 묻자 할리우드 작품에 무게중심을 두고 싶지 않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할리우드가 연기 인생의 종착지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많은 미국 업계관계자들이 저를 찾지 않게 된다고 해도 큰 손해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고요. 물론 연기는 감성을 가지고 하는 것이기에 한국이든 할리우드든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하지만, 아무래도 그들과 비교할 때 핸디캡이 있는 것은 사실이에요. 언어와 문화적인 면에서 말이죠. 그렇기에 그들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인 다는 건 매우 힘든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오는 8월 배우 이민정과 결혼을 앞둔 그는 몸이 열개여도 부족할 만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영화 ‘레드2’ 홍보와 ‘협녀: 칼의 기억’ 촬영 준비, 결혼 준비 세가지 일이 겹쳤다.

“‘레드2’ 홍보를 해외 각국을 돌아다니면서 하기에 시차적응도 안되고 정말 힘들어요(웃음). 그런데 새 영화(협녀:칼의 기억)도 찍어야 하니 의상 피팅 등 여러 준비를 해야 하고, 또 결혼 준비도 만만치 않고요. 요즘에는 정말 정신없어요. 한 가지만 했을 때 잘하는 스타일인데 한번에 큰 것 세 가지를 함께 하다보니 ‘잘 하고 있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정신없지만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웃음).”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

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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