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뮤지컬 배우 양준모와 이진희가 청소년을 위한 재능기부 콘서트에 나섰다. 콘서트는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는 게 아니라 10회 정도의 장기적인 프로젝트로 진행한다. 콘서트 수익금은 소년원에 수감 중인 청소년들의 재능 발굴에 활용된다. 소년원 청소년의 뮤지컬 교육을 위해 일주일에 2회씩 직접 소년원을 방문할 계획도 세웠다. 힐링과 공감, 소통을 키워드로 내세운 뮤지컬 토크 콘서트 ‘후 앰 아이’(Who Am I)의 선장 양준모와 이진희를 지난 16일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만났다.
- ‘후 앰 아이’ 콘서트는 어떻게 기획하게 됐는지
이진희(이하 이): “길성원 아르츠 대표를 포함해서 평소 관객들과 소통할 수 있는 무대를 꾸미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던 중 메인 게스트를 모시고 그분들이 살아온 이야기를 통해 관객과 호흡할 수 있다고 생각했죠. 그런 배경에서 소통과 공감을 모티브로 한 참여형 콘서트를 기획했죠. 메인 게스트가 주로 이야기를 하고 저희는 옆에서 돕는 역할을 해요.”
양준모(이하 양): “몇 해 전부터 재능 기부 같은 형식으로 여러 활동을 해왔어요. 이번에는 콘서트 형식을 빌려서 진행하는 거죠. 지금까지 많은 뮤지컬 배우들이 토크 형식의 콘서트를 열었지만 여러 문제로 오래가지 못한 면이 있었어요. 저희 콘서트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고 준비했어요.”
- 메인 게스트로는 누가 참여하는지
이: “지난 5월에 뮤지컬 배우 전수경 선배님이 첫 콘서트 메인 게스트로 출연했어요. 3주에 1번꼴로 콘서트를 열고 있는데 김소현, 송용진 씨가 출연했어요. 그리고 18일에는 뮤지컬 배우 정선아 씨가 4번째 메인 게스트로 출연할 예정이에요. 콘서트에서는 배우를 하게 된 계기부터 슬럼프 극복기까지 다양한 주제로 솔직한 이야기가 터져 나와요. 이야기를 듣는 관객들도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를 갖게 되죠.”
양: “맨 처음에는 메인 게스트들이 100분 동안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는 것에 부담감을 느끼지만, 끝나고 나면 다들 ‘잘했다’고 말씀하세요. 콘서트를 기획한 입장에서는 정말로 고맙죠. 현재 10회까지의 메인 게스트 섭외는 완료된 상태에요.”
- 콘서트를 통해 무엇을 이루고 싶은지
이 : “회당 200만 원씩 모아 10회 공연이 끝났을 때 2000만 원을 모으는 게 목표에요. 이 금액은 소외 청소년들의 뮤지컬 재능 교육을 위해 사용할 예정이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참여하는 배우와 관객들이 콘서트 제목처럼 자신이 누구인지,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는지 발견하는 시간을 가지시길 바라요. 콘서트가 끝났을 때 어떤 맑고 선한 기운이 퍼져 있었으면 좋겠네요.”
양 : “크게 꼬집어서 어떤 목표를 이루려고 하는 것은 아니에요. 다만 재능있는 친구들이 많은데 이 아이들이 제대로 교육받을 수 있는 환경이 많이 열악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친구들을 발굴해서 좋은 배우로 성장하도록 돕고 싶어요. 콘서트도 중요하지만 소외 청소년 뮤지컬 교육에 더 집중하고 있어요.”
- 소년원 청소년을 위한 뮤지컬 교육에 대해서 설명하자면
양: “청소년 중에 재능과 끼가 충만한 친구들이 많더라고요. 열의도 넘치고요. 오디션을 통해 남자 9명과 여자 9명을 뽑았어요. 오디션을 거치며 이 친구들의 ‘하고 싶다’는 열망을 읽을 수 있었고요. 앞으로 매주 화요일 오전 보컬과 연기, 뮤지컬에 관한 전반적인 교육이 이뤄질 예정이에요. 법무부와 소년원의 협조를 받아 월요일 오후에도 방과후 교육으로 할 것 같아요.”
이: “친구들의 지원서를 봤는데 어떤 친구는 음악 엔지니어링을 하고 싶다며 지금까지 무엇을 해왔고 앞으로 어떻게 발전시킬지 구체적으로 적어 놨더라고요. 공간이 부족해서 못 적을 정도로 열의가 넘쳤죠.”
- 뮤지컬 교육 후에는 어떻게 진행되는지
양: “친구들과 처음 만났는데 전혀 어색해하지 않고 좋은 분위기에서 교육이 진행됐어요. 한 친구는 칭찬을 해주니까 그렇게 좋아하고 더 열심히 하더라고요. 칭찬이 그리웠던 거죠. 멤버도 선발했으니 이젠 뮤지컬 교육에 집중할 생각이에요. 사실 이 과정을 다큐멘터리로 촬영하자는 제안도 있었지만 그게 친구들에게 좋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어요. 친구들은 여전히 상처받기 쉬운 존재잖아요. 교육 후에는 뮤지컬 ‘그리스’를 무대에 올려볼까 생각 중이에요.”
이: “이 과정을 거치며 정말 끼가 넘치는 친구는 향후에 지원을 한 뒤 뮤지컬 배우로 거듭나도록 도울 생각이에요. 또한 이번 공연으로 끝내는 게 아니라 내년에도, 그 다음에도 장기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계획을 세우고 있어요.”
-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은
양: “토크 콘서트도 중요하지만 청소년들과 함께 꾸밀 뮤지컬에 기대가 커요. 중간 중간 갈등도 있겠지만 잘 이겨낼 것이라고 생각해요. 좋은 무대를 만든 뒤에 친구들이 스스로의 모습을 찾고 재능을 발견하게 되길 진심으로 바라요.”
이: “단기적으로 끝나는 게 아닌 만큼 많은 관심을 가져 주셨으면 좋겠어요. 콘서트 공연장에 오는 관객 역시 단순히 보는 걸 넘어 참여 기부를 한다고 느끼실 거예요. 많은 분과 공연장에서 함께 만났으면 좋겠어요.”
국민일보 쿠키뉴스 오대성 인턴기자 worldswithin@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