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원주’ 라인 경계로 발생 이상한 장마와 폭염

‘여주~원주’ 라인 경계로 발생 이상한 장마와 폭염

기사승인 2013-07-22 20:17:01

[쿠키 사회] 22일 오전 중부지방에 쏟아진 폭우의 남쪽 경계는 ‘여주∼원주’ 라인이었다. 경기도 여주와 강원도 원주를 잇는 선을 경계로 북쪽에는 물 폭탄이 쏟아졌고 남쪽에는 20년 만의 폭염이 이어졌다. 중부와 남부지방의 날씨가 극단적으로 갈리는 ‘이상한 장마’는 일단 이달 말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지난 12일 발표한 기상청의 ‘1개월 예보’는 ‘본격 휴가철이 시작되는 8월 상순에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을 자주 받아 무덥고, 남서기류가 유입돼 지역에 따라 많은 비가 오는 곳이 있겠다’였다. 그러나 기상청 관계자는 이날 “이번 장마가 언제 완전히 끝날지, 8월 초 날씨가 어떨지는 이달 말에 다시 판단해봐야 할 듯하다”고 말했다.

이날 중부지방에는 시간당 30㎜가 넘는 장대비가 쏟아졌다. 전날 오후부터 산발적으로 내리던 비가 새벽부터 폭우로 변했다. 오전 7∼9시 서울은 시간당 최고 60㎜의 강한 비가 내렸고, 여주·광주·이천 등 경기 남부는 시간당 100㎜에 육박했다. 기상청은 오전 7시10분 서울·경기·강원 지역에 호우경보를 발령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23일부터 24일 오후 장마전선이 활성화돼 중부지방에 다시 많은 비가 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남부지방에는 비가 거의 안 오고 있다. 기상청이 집계한 7월 중순(11∼21일) 남부지방 평균 강수량은 15.5㎜로 평년(106.7㎜)보다 85%나 줄었다. 같은 기간 중부지방 평균 강수량(174.5㎜)의 10%에도 못 미친다. 낮 최고기온은 평균 31.9도였다. 199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평년(28.6도)보다 3.3도나 웃돌았다. 하루 평균 기온 역시 27.3도로 기상 관측 이래 세 번째로 높았다. 6월 1일∼7월 21일 중부지방에서 지역별로 최고기온이 33도를 넘어선 폭염은 20차례 발생했지만 남부지방은 131차례나 됐다.

‘이상한 장마’가 계속되는 건 장마전선이 중부지방에 머문 채 충분히 내려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남부지방은 덥고 습한 남서풍을 몰고 오는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원래 장마전선은 중부와 남부 사이를 오르내리며 비를 뿌리는데 7월 중순 북태평양고기압 아래쪽에 7호 태풍 쏠릭이 발달한 뒤로 내려가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부지방은 집중호우로 도로 곳곳이 통제되고 침수됐다. 서울은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지역에 폭우가 집중됐다. 지하철 강남역 주변 도로는 한때 빗물이 발목까지 차올랐고 하수구에서 빗물이 역류하기도 했다. 주택과 상가 등 65곳에서 서울시에 배수 지원을 요청했고 삼성동 탄천주차장에 있던 차량 40여대가 침수됐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강남구 주요 도로는 시간당 강수량 75㎜에 맞춰 설계돼 이를 넘어서는 비가 오면 침수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경기도 여주에선 폭우로 숯가마가 무너져 내려 70대로 추정되는 남성이 숨졌다. 이천에서는 한 기도원 인근 하천에서 김모(61) 목사가 토사에 매몰돼 숨졌고, 농작물을 살피러 논에 나간 김모(61)씨가 실종됐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용상 박요진 기자 sotong203@kmib.co.kr
김상기 기자
sotong203@kmib.co.kr
김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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