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영화] 일본 애니메이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일본 정부의 역사의식 부재를 꼬집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26일 오후 일본 도쿄도 코가네이시에서 한국 취재진을 대상으로 연 영화 ‘바람이 분다’ 기자회견에서 “영화 기자회견 자리에서 이런 말을 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고 운을 뗐다.
그는 “동아시아 지역은 사이가 좋아야 한다. 특히 중국과 한국, 일본은 서로 싸우면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1989년에 버블이 붕괴되고 같은 시기에 소련도 붕괴됐다. 그 시기에 일본인은 역사 감각을 잃어버렸다. 그것이 지금 현재 일본이기에 무라야마 담화 같은 대화가 나온 것”이라며 “현재 젊은이들은 역사 감각이 없는데, 역사 감각을 잃어버리면 안된다. 그 나라가 망한다”고 강조했다.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일본이 예전에 청산했어야 했다. 다시 이런 문제가 떠오르는 것은 굉장히 굴욕적인 일”이라며 “일본은 사죄해야 한다. 일본 군부가 일본인을 귀하게 여기지 않았기에 다른 나라도 귀하게 여기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 부분은 반성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일본은 이렇게 역사 이야기를 해왔어야 했는데 그동안 늘 경제 이야기만 했다. 돈 버는 이야기만 해왔기에 경제가 안 좋아지면 전부를 잃게 되는 것과 같은 상황이 됐다”면서 “영화에 있어서도 흥행 수입에 대해서만 관심을 가졌다. 그것과 비슷한 상황이다. 예전에는 사람들이 얼마를 버는지 물어보지 않는 것이 예의였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앞서 미야자키 감독은 자신의 작품을 제작하는 ‘스튜디오 지브리’에서 발행하는 소책자 ‘열풍’에 ‘헌법 개정 등은 언어도단’이라는 제목의 글을 기고, 현 정부의 역사의식 부재를 비판한 바 있다.
도쿄(일본)=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