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 논란이 사초 실종 사건으로 비화되면서 그동안 침묵을 지켰던 민주당 문재인 의원이 6일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다시 포문을 열었다.
문 의원은 이날 트위터에 "서해 NLL(북방한계선) 논란의 본질은 안보를 대선공작과 정치공작의 수단으로 악용한 것"이라고 올렸다. 이어 "그래서 국기문란이라는 것 아닌가요"라며 "박 대통령이 나서서 풀어야 할 것은 국정원의 대선개입과 함께 바로 그 문제"라고 덧붙였다.
문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박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실종 사태와 관련, "중요한 사초(史草)가 증발한 전대미문의 일은 국기를 흔들고 역사를 지우는 일로, 절대 있어서는 안될 일이었다"고 밝힌 것에 대한 맞대응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우리가 추구할 새로운 변화는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정리하고, 기본을 바로 세워 새로운 문화를 형성하고 바른 가치를 만드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이 ‘사초 증발’ 사태에 대해 직접 언급한 것은 처음으로 검찰의 수사 착수 이후 여야의 논란이 소강상태를 보이는 가운데 박 대통령이 다시 이 문제를 거론함에 따라 수사지침 논란으로 비화되고 있는 형국이다.
이같은 박 대통령의 언급에 문 의원이 참지 못하고 지난달 24일 이후 13일만에 입을 연 것이다. 문 의원은 당시 트위터에 사초 증발 사태와 관련해 “진실의 힘을 저는 믿습니다"라며 수사로 엄정하게 규명할 것을 촉구했다. 문 의원은 "혹 떼려다 혹 하나 더 붙였나요" 대화록 왜 없나, 수사로 엄정 규명해야 한다"며 "참여정부 사람들이 2008년 기록물 사건에 이어 또 고생하겠지요. 민주당에도 큰 부담을 주게 됐구요"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어 "칼자루가 저들 손에 있고 우리는 칼날을 쥔 형국"이라며 "진실의 힘을 저는 믿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NLL 논란을 종식하고자 한 자신의 제안과 관련해 "당연한 사리를 말했는데 새누리당은 난리"라며 "가해자의 적반하장이 무섭다"고 반박했다.
문 의원은 "대화록이 왜 없나 규명과 별도로 NLL 포기 논란을 끝내야 하지 않나요? 당연한 사리를 말했는데, 새누리당은 난리네요"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제는 NLL 포기 주장에 대한 책임을 덮겠다는 건가요?"라면서 "NLL 포기 주장이 거짓 아닙니까? 새누리당과 언론에 묻습니다"라고 했다. 전날 문 의원이 "NLL 논란 이제 그만하자"고 제안하자 새누리당은 문 의원의 정계은퇴까지 거론하며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
문 의원은 지난 주말에도 민주당이 장외투쟁에 들어갔으나, 이에 동참하지 않고 '침묵 모드'를 유지해 왔다.
정재호 기자 j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