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는 왜 ‘정시’에 시작하지 않을까? 아주 사소한 궁금증

드라마는 왜 ‘정시’에 시작하지 않을까? 아주 사소한 궁금증

기사승인 2013-08-09 11:42:01

[쿠키 방송] ‘굿 닥터’와 ‘주군의 태양’, ‘투윅스’를 보려고 오후 10시에 맞춰 텔레비전 앞에 앉는다. 사전 예고에서도 첫 방송이 오후 10시라고 자막과 영상으로 줄기차게 홍보했기에 10시에 딱 맞춰 채널을 돌린다. 그러나 어디에서도 아직 드라마는 시작하기 전. 광고만 나올 뿐이다. 1분 1초가 아까운 우리는 결국 또 광고를 피하지 못하고 보고 만다. 드라마 첫 장면을 놓치고 싶지 않아 그냥 광고를 본다. 왜 시청자는 드라마를 포함한 모든 프로그램을 편성 시간에 맞춰 보지 못하는 걸까?

그 이유는 ‘광고’에서 찾을 수 있다. 광고 시간도 프로그램 편성 시간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현행 방송법 73조에서는 방송광고의 유형을 5가지로 정해놓고 있다. 제일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방송 프로그램광고’다. 방송 프로그램 전후의 광고로 시작 타이틀 고지 후부터 본 프로그램이 시작되기 전까지, 프로그램 종료 후부터 프로그램 종료 타이틀 고지 전까지를 말한다.

쉽게 예를 들면 ‘이어서 KBS 월화드라마 굿 닥터가 방송 됩니다’라고 말하는 성우의 멘트 부터가 방송 프로그램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리고 몇 개의 광고가 나간 뒤 주인공 이름을 포함한 프로그램 시작 타이틀 영상이 짧게 방송된다. 이후 화면 우측 상단에 ‘굿 닥터’ 자막이 나타나며 다시 광고가 시작된다. 이 모든 광고 시간이 드라마 편성 시간에 들어간다.

현재 지상파 3사의 평일 미니시리즈는 70분으로 편성돼 있는데 그 중 최대 10%까지 광고를 집행할 수 있다. 실제 드라마는 63분 내외로 전파를 타고, 7분가량은 광고를 내보낼 수 있다는 뜻이다. 드라마 본 영상 앞뒤로 보통 3분 30초 정도의 광고를 내보내기 때문에 실제 시청자가 보는 드라마는 10시 3분~4분에 방송된다. 15초를 기준으로 14개 정도의 광고가 끝나야 주원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것.

더군다나 방송사의 사정에 따라 전 프로그램이 밀리게 되면 조금씩 더 늦춰지기도 한다. 그래서 일부 프로그램의 경우는 편성시간보다 10분을 더 넘겨 방송되기도 한다. 일요일 오후 방송되는 KBS 2TV ‘개그콘서트’의 경우 편성 시간은 오후 9시 15분이지만 실제 방송되는 시간은 9시 25분 즈음이다.

‘편성 시간’은 방송사와 시청자가 맺는 정해진 약속이다. 광고 시간이야 어쩔 수 없다지만 잦은 방송 시간 지연은 시청자와의 약속을 어기는 일이다. 하물며 사람과 사람의 약속에서도 조금만 늦어도 사과를 하는 데 말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오대성 인턴기자 worldswithin@kukimedia.co.kr
오대성 기자
worldswithin@kukimedia.co.kr
오대성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