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2011년 5월부터 올 3월까지 여학생 3명을 성추행하며 이 장면을 휴대전화 카메라로 촬영했다. 다른 여학생 16명의 치마 속, 가슴 부위 등을 촬영한 혐의도 받고 있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같은 과 여학생이다. A씨는 피해 여학생들에게 “함께 술을 마시자”고 제안한 뒤 술자리가 끝나면 모텔이나 교내 동아리방 등에 데려가 범행을 저질렀다. 범행은 지난달 8일 A씨 지인이 고려대 양성평등센터에 CD 3장을 들고 찾아오면서 드러났다. A씨 자취방에서 나온 이 CD에는 여학생들을 촬영한 동영상이 담겨 있었다.
경찰은 앞서 성추행을 당한 여학생 3명의 고소장을 접수하고 서울해바라기여성아동센터 등에서 조사를 마쳤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성적 호기심으로 시작했고 자신도 모르게 빠져들었다”며 범행 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당수 피해 여성들은 고려대가 진상조사에 나서기 전까지 범행을 당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A씨가 술에 약물을 탄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지만 아직 경찰 조사에서 확인되지는 않았다. 경찰은 CD에 담긴 동영상과 사진 파일이 외부로 유출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오랫동안 범죄를 저질러 피해 학생이 많은 데다 친구들을 범행 대상으로 삼은 터라 죄질이 나빠 구속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결과를 고려대 측에 전달한 계획이다. 고려대는 A씨에 대한 징계 절차를 진행 중이며 퇴학 등 높은 수준의 처벌을 검토하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