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력 수출품인데… 해외생산 증가에 자동차 수출 내리막길

한국 주력 수출품인데… 해외생산 증가에 자동차 수출 내리막길

기사승인 2013-08-15 15:39:25
[쿠키 경제] 우리 경제의 주력 수출품인 자동차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국내 자동차 업계가 국내 생산을 줄이고, 해외생산을 늘리고 있는 것이 원인이다. 강성노조의 잇따른 파업과 높은 인건비 등을 피해 해외로 나가는 것이다. 여기에 글로벌 경기침체, 일본의 엔저 정책에 따른 가격경쟁력 하락 우리 자동차산업이 위기에 봉착했다. 자동차는 반도체와 함께 우리 수출을 이끄는 두 기둥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올 들어 지난달까지 국산 자동차 수출량이 전년 동기 대비 6.6% 감소한 181만2796대라고 15일 밝혔다. 자동차 수출량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업체별로 현대차는 1월부터 지난달까지 수출량이 전년 동기 대비 8.7% 줄었다. 기아차는 4.1%, 한국GM은 4.8%, 르노삼성은 35.8% 감소했다. 쌍용차만 9.8% 늘어 체면치레를 했다.

자동차 수출금액도 1월부터 지난달까지 281억4000만 달러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287억3000만 달러)보다 2.1% 내려앉았다. 그나마 수출이 늘고 있는 고부가가치 차량이 자동차 평균 수출가격을 지난해 상반기 1만3640달러에서 올 상반기 1만4366달러로 5.3% 끌어올려 전체 수출금액 감소 폭을 어느 정도 상쇄했다.

자동차 업계는 수출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을 해외생산 확대로 꼽는다. 현대·기아차는 올 상반기 해외공장 생산물량을 지난해 상반기보다 19.5%나 확대했다. 현대차의 경우 상반기에 중국 베이징공장 생산량을 전년 동기보다 41.3% 상승한 51만263대로 늘렸다. 미국 공장 생산량은 18.9% 늘어난 21만413대였다. 이에 따라 해외 생산물량이 전년 동기 대비 21.8%나 뛰었다.

해외공장에서 생산하는 자동차가 많아지는 동안 국내공장 생산은 뒷걸음질쳤다. 자동차 업계의 국내공장 생산은 올 들어 지난달까지 261만8023대로 전년 동기(273만7965대)보다 4.4% 떨어졌다. 업체별로도 쌍용차만 19.8% 늘었을 뿐 현대차(-5.3%), 기아차(-3.8%), 한국GM(-2.7%), 르노삼성(-26.0%)은 모두 생산량이 하락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앞으로도 해외생산 확대, 국내 생산 및 수출 감소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3~5월 현대·기아차 노조의 주말특근 거부가 국내 생산 감소와 해외생산 증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자동차산업은 각종 하청업체, 전자·화학·철강업계 등 산업계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큰 업종이기 때문에 정부와 업계, 노동계 전체가 자동차 수출 감소에 따른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한국에서 발을 뺀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 2월 세르지오 호샤 한국GM 사장은 “한국GM의 인건비 수준이 고비용 국가로 옮겨가고 있다”며 “한국GM이 차세대 신제품의 생산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GM 내 167개 공장과의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GM 군산공장에서 생산하는 크루즈의 차세대 모델을 군산공장이 아닌 해외공장에서 개발·생산하기로 했다.

한국GM 관계자는 “한국에선 크루즈의 생산주기를 늘려 계속 생산하고 차세대 모델은 해외 공장에서 담당하기로 역할을 나눈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
김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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