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오전 9시10분쯤 영등포서에 “아들에게서 ‘더는 힘들게 살기 싫어 자살한다’는 문자메시지가 온 뒤 연락이 안 된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은 마포대교 난간에 매달려 한강으로 투신하려던 A(20)씨를 1시간 만에 발견해 구조했다. 대입 삼수생인 A씨는 “전날 학업 문제로 부모님께 꾸중 듣고 집을 나왔다. 친구 관계도 힘들었다”며 “남성연대 성재기 대표가 뛰어내린 마포대교가 가장 나을 것 같았다”고 진술했다.
비슷한 시각 여의도 한강공원에서도 신고가 들어왔다. “한 여성이 자살하려 한다”는 것이었다. 출동한 경찰은 술에 취한 채 강물에 들어가 흉기로 자해하던 B(18·여)양을 구조했다. B양은 “혼자 서울에 와 검정고시를 준비하는데 부모님과의 관계가 힘들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후 9시10분쯤에는 C(26·여)씨가 마포대교에서 투신하려다 2시간 만에 경찰에 구조됐다. C씨는 결혼을 반대하는 남자친구 부모 때문에 괴로웠다고 말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여름철에는 더위를 피해 강가를 자주 찾다보니 자살 기도가 유독 많은 편인데, 올해는 성재기씨 투신 사건도 영향을 끼친 것 같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7~8월 한강에서 목숨을 끊으려던 사람은 모두 247명이다.국민일보 쿠키뉴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