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소니·GE 쇠퇴 알고보니 "적은 내부에""

"MS·소니·GE 쇠퇴 알고보니 "적은 내부에""

기사승인 2013-08-19 06:40:01

[쿠키 경제]마이크로소프트(MS)는 꾸준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최근 ‘수많은 기회를 놓친 불운한 기업’으로 평가 받고 있다. ‘놓친 기회’의 대표적인 예가 태블릿PC다. MS는 애플보다 앞서 2001년 태블릿PC를 만들고 있었다. 하지만 시장을 선점하지 못했다. 당시 업무용 소프트웨어(오피스)를 담당하고 있던 임원은 태블릿PC 콘셉트가 마음에 들지 않고 성공 가능성도 없어 보인다며 태블릿PC에 오피스를 연동시키는 일에 협력하지 않았다. 딕 브라스 전 MS 부사장은 2010년 2월 뉴욕타임스 칼럼에 이 사례를 소개하며 “MS가 소프트웨어 기반 부문의 실적으로 마치 성장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내부 분열로 신사업이 번번이 실패하는 등 쇠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서 이기주의’가 변화·협력을 가로막는 사례는 소니에도 있다. 한때 혁신의 아이콘이었던 소니는 전자사업과 콘텐츠사업 부문이 각자 영역을 지키려고 고집을 부리다 휴대용 음악기기 분야에서 주도권을 잃었다. 전자사업 부문은 소니 콘텐츠를 활용해 자사의 MD(Mini Disc)를 표준 기기로 만들려는 욕심이 있었다. 콘텐츠사업 부문에서는 MP3, 아이튠즈 등의 등장으로 음악 공유가 자유로워지자 소니 뮤직의 저작권을 보호하는 데만 집착했다. 두 사업 부문이 서로 힘겨루기를 하는 동안 소니는 시장의 흐름을 놓쳤다. 이미 대세로 자리 잡은 MP3 파일 포맷을 거부하고 ATRAC라는 고유 포맷만을 고집하다 가장 잘나가던 분야인 음악기기와 콘텐츠에서 모두 선두자리를 뺏겼다.

기업의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부서 이기주의’가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부서 이기주의’는 기업을 실패와 쇠퇴로 내몰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18일 ‘부서 이기주의, 갈 길 바쁜 기업 발목 잡는다’ 보고서를 내고 “부서 이기주의는 구성원 사이의 신뢰 하락, 정보 단절, 현 상태 안주 등을 불러와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킨다”고 지적했다.

GE헬스케어는 부서 중심 사고로 수익이 악화됐다. 이 업체는 2001년 ‘퍼포먼스 솔루션팀’을 신설하고 영상기기 판매와 컨설팅 서비스를 결합해 제공하는 프리미엄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런데 정작 일선에서 뛰는 영업 인력들이 자신의 입지가 좁아질 것을 우려해 고객에게 솔루션팀의 역할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연결하는 것 자체를 꺼려했다.

원지현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경쟁 상대는 외부에 있는데 내부 조직끼리 견제하다 보면 에너지가 낭비된다”면서 “끊임없는 혁신으로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선 먼저 조직 내부 역량을 결집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
정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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