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강호’ 맨체스터시티(이하 맨시티)를 상대로 올 시즌 초반 최고의 이변을 연출한 카디프시티의 역전 드라마는 김보경(24)의 과감한 드리블 돌파에서 시작됐다.
김보경은 26일 웨일스 카디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시티와의 2013~201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에서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 후반 44분까지 89분간 그라운드를 누비며 카디프시티의 3대 2 역전승을 견인했다.
수비에 전념하면서 공격에 가담한 그의 경기력이 빛을 발한 순간은 0-1로 뒤진 후반 14분이었다. 맨시티 중원에서 수비수 3명에게 둘러싸인 그는 돌연 드리블 돌파를 시도했고 페널티지역 오른쪽까지 질주했다. 이어 맨시티 수비진의 마지막 관문인 야야 투레까지 제치고 골문 앞을 향해 낮은 크로스를 올렸다.
김보경의 크로스는 동료 공격수 프레이저 캠벨의 발끝에 걸렸으나 맨시티의 골키퍼 조 하트의 선방으로 가로막혔다. 그러나 뒤따른 동료 미드필더 아론 군나르손이 오른발 슛으로 골문을 열어 골을 완성했다. 비록 어시스트로 기록되지 않았으나 김보경이 사실상 만들어낸 골이었다.
상승세를 탄 카디프시티는 후반 33분과 후반 41분 캠벨의 연속 골로 승부를 갈랐다. 맨시티는 후반 추가시간 2분 공격수 알바로 네그레도의 만회골로 추격했으나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릴 수 없었다.
지난 시즌 챔피언십(2부 리그)에서 프리미어리그로 승격한 카디프시티는 지난 17일 개막전에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에 0대 2로 져 19위로 출발했으나 강호 맨시티를 잡고 중위권으로 도약했다. 지난 20일 첫 판에서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4대 0으로 대파하고 1위로 출발한 맨시티는 카디프시티에게 일격을 맞고 선두 탈환에 실패했다.
김보경의 활약에 우리나라 축구팬들은 환호했다. 특히 2011년 1월 박지성(33·PSV아인트호벤)의 국가대표 은퇴식에서 한 차례 거론된 뒤 ‘박지성의 후계자’로 불린 김보경의 명성에 손색이 없는 경기력이었다는 게 축구팬들의 평가다. 네티즌들은 “이 정도면 박지성의 후계자로 손색이 없다”거나 “김보경이 투레를 따돌리는 순간 전율을 느꼈다”며 박수를 보냈다.
영국 스포츠채널 ‘스카이스포츠’는 김보경에 대해 “이 수준에서도 인상적으로 활약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하려는 것처럼 보였다”며 평점 7점을 부여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