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회장은 지난 2일 서울 광화문 KT 본사에서 열린 ‘KT LTE-A No.1 결의대회’에서 연설 도중 일부 임직원을 향해 강도 높은 경고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 회장은 “자기의 울타리, 회사, 집이 무너져가는데도 바깥에다 대고 회사를 중상모략하고 회사가 어쨌다 저쨌다 끊임없이 소식을 전하는 사람이 우리 주변에 많다”며 “게으른 사람, 아직도 태평인 사람은 나가라고 걷어차야 한다”고 쓴소리를 하고 나섰다. 이어 “하나하나 바깥에다 대고 희한한 소리를 해대는 것을 여러분들의 힘으로 막아야 한다”며 “나가지 않으면 최소한 회사를 해코지하지 말라는 얘기는 확실히 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회장이 이렇게 이례적으로 임직원을 비판하고 나선 이유는 그간 회사 안팎으로 떠돌던 사퇴설을 일축시키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회장은 주파수 경매가 끝난 직후 임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도 “현장중심으로 조직과 인사, 재원을 모으고 탄력적인 진용을 갖춰 현장 경쟁력을 크게 강화하겠다”며 사퇴설을 부인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더불어 경영실적 악화, 정치권 낙하산 인사 영입 등을 이유로 사퇴를 주장해온 새 노동조합과 사내 반대세력을 견제하는 등 ‘기강 잡기’에 나선 것으로도 풀이된다. 이 회장은 “KT의 가장 고질적인 문제는 주인정신이 없다는 것”이라며 “누적 적자가 9000억원이니 인공위성을 팔아먹었느니, 땅을 팔아먹었느니, 집을 팔아먹었느니 이런 쓸데없는 소리를 바깥에 전달한다”고 내부 정보 유출 문제를 꼬집었다.
한편 이 회장은 이번 주파수 경매 결과에 대해서는 “현재 상황은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헌신하고 마음 졸이고 매일 매일 애타게 보낸 동료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KT가 다시 일어서 전세계에서 ‘저 기업이 이렇게 일어섰구나’ 하는 사례를 만들어야 한다”고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