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문화] 일본의 우경화 바람이 날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아베 총리가 일제의 침략사를 부인하고 과거 제국주의를 정당화하는 망언을 쏟아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적지 않은 일본 국민들까지 그에 동조하는 상황이다. 이와 같은 일본 우익 세력의 파렴치한 태도는 아픔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 국민에게 더 큰 상처가 되어 돌아온다.
우리나라의 역사가 조금만 달랐으면 어땠을까. 과거에 일어난 일을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만약 그 때 그런 일이 일어나지만 않았더라면…”하고 시작하는 상상은 할 수 있다. 출판사 ‘천지간’의 신간 소설 ‘가장 찬란했던 제국’은 이러한 상상을 책 속에서 실현, 우리의 아픈 역사를 통쾌하게 바꿔놓는다.
‘가장 찬란했던 제국’의 주인공은 누구나 한 번쯤 꿈꿔보는 ‘타임머신’을 타고 격동의 시기였던 구한말로 돌아가 김옥균 주도의 갑신정변을 작가 의도대로 추진하고, 민비를 만나 대한제국의 민주화를 꾀하며, 미국과 대한제국의 전쟁을 막으려 노력한다. 더불어 개화사상가였던 박규수, 오경석, 유대치와는 19세기 시대적 격랑에 대처하고자 다방면에 걸쳐 대화를 시도한다.
작가의 생동감 있는 문체를 따라 책 속 주인공의 행적을 좇다보면 독자는 어느새 마음 깊은 곳에 자리잡고 있었던 역사의식이 깨어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주인공이 개척해가는 우리나라의 새로운 역사에 몰입해 어느새 주인공과 함께 ‘역사 바꾸기’에 동참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가장 찬란했던 제국’은 단순히 한국 역사를 승리의 역사로 바꿔 놓아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책 속에서 주인공은 이념과 견해차이로 인한 배반을 만나고 계획의 실패를 겪으며, 역사라는 거대한 존재 앞에 무력감을 맛보기도 한다. 이처럼 다채롭고 흥미진진한 내용 전개는, 독자가 역전의 쾌감뿐만 아니라 역사의 장엄함과 허무감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게 한다.
경남대 교육학과 김원중 교수는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접했으나 나중에는 국사책과 세계사 책을 옆에 놓고 공부하며, 책 속의 이야기를 따라가게 됐다”며 “역사에 관심은 있으나 어렵고 지루해서 가까이 하지 못했던 젊은이들에게 ‘가장 찬란했던 제국’을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가장 찬란했던 제국’의 저자 권태승은 연세대학교 국제학대학원 한국학과 출신으로 객관적 역사를 토대로 절망적인 근세사를 승리의 역사로 바꿔냈다. 오락성 위주의 역사소설이 넘쳐나는 가운데 전문적 지식을 바탕으로 한’가장 찬란했던 제국’의 사실적인 묘사는 소설의 몰입도를 높여준다. 국민일보 쿠키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