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유명목사의 ‘홍위병’ 농담에 중국계 발끈

美 유명목사의 ‘홍위병’ 농담에 중국계 발끈

기사승인 2013-09-30 13:45:01

[쿠키 지구촌] 미국 기독교계 대표주자인 릭 워런 새들백교회 목사가 SNS에 별 생각 없이 홍위병 피규어 사진을 올렸다가 중국계 이민사회로부터 호된 비판을 받았다고 30일 허핑턴포스트가 전했다.

워런 목사는 지난 23일 자신의 페이스북과 트위터, 인스타그램에 완장을 차고 주먹을 불끈 쥐고 있는 여성 홍위병 피규어 사진을 올리면서 “새들백교회 사역자들이 하루를 시작하는 전형적인 태도”라는 설명을 달았다. 단순한 우스갯거리로 올린 것으로 보이지만, ‘문화대혁명(문혁) 트라우마(심리적 외상)’가 있는 중국계 미국인들은 이 사진을 인터넷으로 퍼 나르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이에 워런 목사는 SNS를 통해 “여러분, 이건 조크에요! 이걸 심각하게 받아들이면 나를 따라올 수가 없어요”라고 말했다. 왜 농담을 이해 못하냐는 이 발언은 중국계의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 신학을 전공한 홍콩 작가 샘 창은 “당신이 무심코 포스팅한 사진 뒤에 숨겨져 있는 사연을 아십니까? 홍위병이 당신 어머니를 능욕한 경험이 있습니까? 당신은 중국계 이민자들이 잊고 있던 악몽을 되살려냈습니다”라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결국 워런 목사는 문제의 사진을 삭제하고 “나의 몰지각한 행동으로 상처받거나 분노한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사과 글을 게재했다.

1980년 로스앤젤레스에 새들백교회를 세워 대형교회로 부흥시킨 워런 목사는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복음주의 목회자로 꼽힌다. 그는 2009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 1기 취임식 때 축도자로 나섰고, 2002년 펴낸 ‘목적이 이끄는 삶’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됐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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