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강화도가 수도권에서 가까운데다 볼거리, 놀거리, 먹을거리가 풍부한 곳이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자가용을 이용해 강화를 찾으면서 풍부한 여행의 참맛을 만끽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토로하는 방문객들도 적지 않다.
이에 따라 인천 강화군은 강화순환버스를 이용한 여행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고 3일 밝혔다.
빠르게 스쳐지나가는 여행은 강화를 단지 스트레스를 풀고 가는 장소로 여길 뿐 강화의 문화와 전통, 그리고 오래된 삶의 방식을 체험하고 공감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것이 대안을 모색하는 계기가 됐다.
특히 최근 여행이 생태·체험 여행, 나들길 걷기, 자전거 트래킹 등 슬로-라이프 형으로 변함에 따라 강화를 만나는 새로운 여행 방법이 여행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강화는 우리나라에서 네 번째로 큰 섬이다. 민족의 진산인 마니산(472m)을 비롯 진강산(441m), 덕정산(320m), 퇴모산(338m), 혈구산(466m), 고려산(436m), 별립산(400m)이 남쪽부터 북서쪽까지 골고루 분포되어 있다. 산에 오르면 잘 정리된 넓은 농지들과 섬을 에워싼 바다와 갯벌, 점점이 떠있는 섬들, 볼 때마다 가슴 끝이 아리는 북녘 땅 풍경, 그리고 그 속에 깃든 강화의 역사와 문화까지 어느 하나 놓칠 수 없는 곳들이다.
걷기에는 너무 힘들고, 차를 타고 가기에는 아쉬움이 남는 이들에게 강화도의 빨간색 순환버스를 이용한 여행이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
강화순환버스는 1번과 2번을 단 빨간색 버스이다. 강화터미널에서 아침 9시부터 매시간 정시에 출발을 한다. 배차는 1시간 간격이다. 1번은 터미널에서 출발을 하여 강화서문, 강화도역사박물관, 하점고인돌, 강화도평화전망대, 외포리를 들린다.
2번 버스는 터미널에서 출발해 광성보, 덕진진, 전등사가 있는 남단 방향을 돌아서 온다. 1번, 2번 버스의 노선은 같다. 도는 방향이 서로 반대일 뿐이다. 요금은 1200원으로 일반버스와 같다. 강화의 구석구석을 보는 비용치고는 착한 가격이다.
순환버스가 서는 정류장은 160개나 된다. 눈 밝은 사람이라면 순환버스가 서는 곳곳에서 강화의 역사와 문화를 불 수 있다. 강화역사박물관, 평화전망대, 전등사, 마니산, 외포리, 동막해변 등 유명관광지는 물론 관광 안내 책자에도 나와 있지 않은 작은 마을의 이름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애전부락, 보릿고개, 외들, 요곡, 도간마을, 버드러지, 간촌, 미루지, 장안 등 강화의 구석구석을 한 바퀴 돌아온다. 내리지 않고 강화를 한 바퀴 도는데 2시간30분에서 3시간이 걸린다. 기상 상태나 또 타고 내리는 사람에 따라서 시간이 좀 더 지체되기도 한다. 노인이 많은 시골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순환버스의 승객은 휴가철을 제외하면 많지 않다.
강화군 관계자는 “버스 여행은 낯선 정류장에 내려서 떠나는 버스 뒷모습을 바라볼 때 느껴지는 외로움과 기다리던 버스가 와서 올라탈 때 밀려오는 안도감으로 요약된다”며 “흔들리며 가는 도중에 낯선 옆 사람에게 넌지시 대화를 건네 볼 수도 있는 것이 버스여행의 매력”이라고 귀띔했다.
이 관계자는 “버스 여행은 몇 번이고 내리고 타고 할 수 있다”면서 “경치가 좋거나 역사가 있는 곳에 머물고 싶을 때, 그리고 고즈넉한 마을을 둘러보기를 원한다면 그 곳에 내리면 된다”고 덧붙였다.
인천=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