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전 피해 도망치던 이탈리아 난민선 침몰…사망, 실종 수백 명

내전 피해 도망치던 이탈리아 난민선 침몰…사망, 실종 수백 명

기사승인 2013-10-04 10:46:01
[쿠키 지구촌] 내전을 피해 도망치던 아프리카 난민을 태운 선박이 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남부 람페두사 섬 앞바다에서 화재로 침몰해 탑승인원 500여명 중 130여명이 사망하고 200여명이 다쳤다고 영국 BBC가 보도했다.

BBC에 따르면 150여명이 구조됐지만 실종자가 수백명에 달해 인명 피해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침몰한 난민선에는 어린이 30여명이 타고 있었지만 구조된 사람 중 어린이는 한명도 없었다.

BBC는 이탈리아 해안경찰과 유엔난민기구(UNHCR) 관계자들의 발언을 인용해 “이탈리아 난민선 침몰 사고에 휘말린 난민들은 내전을 피해 도망친 소말리아와 에리트레아 출신들”이라고 전했다.

이탈리아 측은 “이 선박이 리비아 미스라타에서 출발했고 람페두사섬 해역에서 기관 고장을 일으켜 침수됐다”고 발표했다. 람페두사섬은 이탈리아 영토이지만 아프리카 대륙 쪽에 더 가깝다.

이 사고는 배가 고장을 일으키자 일부 승객이 지나가는 배에 구조요청을 했고, 신호를 보내기 위해 피운 불이 번지며 승객들이 한 쪽으로 몰리는 바람에 배가 전복돼 대참사로 번진 것으로 추정된다.

엔리코 레타 이탈리아 총리는 트위터를 통해 깊은 애도를 표했다. 이탈리아는 4일을 국가 애도의 날로 선포했다.

이탈리아 난민선 침몰 사고에 대해 프랑수아 크레포 UN 이주민인권 특별보고관은 국제이민에 관한 유엔총회 토론회에서 “비정규 이민자 99.99%는 국가에 어떠한 안보에도 위협이 안 된다”며 “비정규 이주민들에 대한 탄압 일변도 정책은 이번 참사를 일으킬 뿐”이라고 주장했다.

유엔 난민기구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배를 타고 이탈리아에 도착한 난민 수는 3만100명이다. 상당수가 시리아, 에리트레아, 소말리아 출신이다.

한편 지난달 30일에는 시칠리아섬 해안 근처에서 배가 좌초돼 에리트레아 난민 13명이 물에 빠져 사망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강지희 기자 chocochunk@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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