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박씨로부터 기술을 넘겨받아 세라믹코팅제 생산을 시도한 국내 화학물질 제조업체 대표 김모(49)씨를 부정경쟁 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세라믹코팅제는 열전도성, 내구성, 전기절연성 등이 필요한 전자제품이나 주방기기 표면에 세라믹 막을 형성하는 제품이다. 박씨 등 3명은 2011년 6월부터 A사 내부 전산망에서 세라믹코팅제의 원료·배합비율 등 제조기술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같은 해 7월 A사 제품을 수입하던 중국회사와 합작해 중국에 생산법인 B사를 세웠다. 기반이 마련되자 지난해 2월부터 이민 등을 핑계로 A사를 하나둘씩 퇴사했다.
8개월간 틈틈이 내려받은 기술을 미리 만들어둔 인터넷 사이트에 게시하는 수법으로 유출한 이들은 퇴사 후에도 미리 설정해둔 비밀번호로 A사 내부망에 접속했다. 일당은 1500여차례 영업비밀을 훔쳐내 B사 내부망에 올리기도 했다.
회사에서 각각 기술개발, 영업, 생산의 핵심 책임자로 내부 사정에 밝았던 이들은 2006년부터 범행을 구상하며 거래 회사를 물색해 접촉을 시도해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으로부터 ‘첨단기술’로 확인받은 신기술도 B사로 빼돌렸다. 지난해 7월엔 이 기술을 도입해 생산한 2억원 상당의 지하철 내장재를 중국 지하철공사에 납품하기도 했다.
경찰은 “피해 업체의 연간 매출액 등을 감안할 때 이번 수사로 연간 400억원 이상의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며 “경쟁력 있는 우리 기술의 해외 유출 단속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