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넥센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최종 5차전에서 오심 논란이 벌어졌다. 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는 벼랑 끝 승부에서 발생한 이번 오심으로 야구팬들은 분노했다.
문제의 상황은 14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5차전 3회초 두산의 공격 때 발생했다. 1사 1·2루에서 타석을 밟은 두산의 1번 타자 이종욱(33)은 넥센의 선발 투수 브랜든 나이트(38·미국)의 초구를 받아쳐 2루수 앞으로 공을 보냈다. 이종욱과 1루 주자 김재호(28)가 모두 잡힐 수 있는 병살 코스였다.
넥센의 2루수 서건창(24)으로부터 공을 넘겨받은 유격수 강정호(26)는 김재호를 포스아웃으로 돌려세운 뒤 이종욱을 잡기 위해 1루로 송구했고 공은 1루수 박병호(27)의 글러브로 정확하게 들어갔다. 그러나 1루심의 판정은 세이프였다. 슬라이딩한 이종욱의 손이 1루에 먼저 닿았다는 것이었다.
반면 중계방송 화면에 잡힌 상황은 달랐다. 박병호의 글러브로 공이 들어가는 순간 이종욱의 손은 1루에 닿지 않았다. 중계방송사 MBC의 해설자들도 이종욱의 빠른 발을 칭찬하다 느린 화면에서 이런 장면이 나오자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해설자들은 오심을 의식한 듯 “일단 나광남(46) 1루심이 세이프를 선언했다”고만 말했다.
넥센 선수들은 다소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지만 판정을 인정한 듯 항의하지 않았다. 오심은 점수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지 않았다. 두산은 2사 1·3루로 맞은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3회초 공격을 마쳤다.
야구팬들은 격분했다.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야구팬들은 “아웃카운트 한 개가 아쉬울 정도로 중요한 경기에서 오심은 말도 안 된다”거나 “두산이 득점했다면 1루심의 오심은 이날 경기의 승부처가 될 수도 있었다”며 항의했다. 일부 야구팬들은 오심 이후 넥센의 선발 나이트가 흔들렸다고 주장했다. 나이트가 빠르게 던진 견제구가 1루심을 노린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오심 논란은 넥센이 0대 3으로 뒤진 9회말 2사 1·2루에서 박병호의 3점 홈런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려 잦아드는 듯 했다. 그러나 넥센이 연장 13회초 최준석(30·두산)에게 솔로 홈런을 맞는 등 5점을 내주고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하면서 논란은 다시 점화됐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