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스 히딩크(67) 감독이 15일 서울 덕성여대에서 열린 특강에서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한국의 4강 신화를 이끈 비결을 소개하며 학생들의 용기를 북돋웠다.
히딩크 감독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히딩크 드림필드 풋살구장’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기 위해 덕성여대를 찾았다. MOU 체결 후 강연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300여 명의 학생들은 박수와 환호로 히딩크를 맞았다.
히딩크 감독은 학생들을 가리키며 “많은 분들이 2002년 이후 태어났을 것 같다”고 농담을 던져 학생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2002년 당시 자신이 한국인들에게 받은 사랑을 보답하고 싶어 드림필드 사업에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히딩크 감독은 한국을 4강에 올려놓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당시 선수들이 열정적으로 훈련하는 것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면서도 “선수들은 창의력이 부족하고 동기부여가 덜 된 모습을 보였다”고 회고했다. 대표팀을 강하게 만들기 위해 히딩크 감독은 “두려움이 창의력을 방해하는 요소라 보고 선수들이 실수를 저지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도록 정신 무장을 시켰다”고 덧붙였다.
히딩크 감독은 “이전까지 한국은 월드컵을 앞두고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같은 팀과 평가전을 치르고 그 경기에서 이겼다는 데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며 “그런 것은 자신을 속이는 일이라 생각하고 세계를 돌아다니며 강팀과 연습할 기회를 선수들에게 줬다”고 말했다.
히딩크 감독은 “대표팀이 자꾸 0대 5로 지다 보니 당시 내 별명이 ‘오대영’이었더라”며 “그러나 선수들은 1년간 실망하면서 많은 경험을 쌓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때 어려운 길을 선택했지만 그게 성공으로 가는 길이었다. 여러분에게도 어려운 길을 권한다”고 힘주어 말하자 관객석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김태현 기자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