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지구촌] 미국에서 사회적 공분을 일으키고 있는 플로리다주 왕따 여중생 자살 사건의 가해자의 부모가 체포됐다. 경찰은 별건수사에 의한 체포라고 입장을 밝혔지만 일각에서는 자녀 비행 방조죄가 적용된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19일 미국 현지 언론은 사이버 왕따 폭력으로 급우를 자살하게 만든 혐의로 기소된 여중생의 어머니인 비비안 보스버그(30)가 전날 아동 학대 및 방치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증거자료로 보스버그가 2명의 소년을 주먹으로 때리고 욕설을 퍼붓는 모습이 담긴 1분짜리 영상을 증거물로 제시했다.
이에 대해 보스버그는 “어쩌다 아이를 때렸다. 하필 ‘그 날’이라서 도가 지나쳤던 것”이라고 해명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경찰은 보스버그를 체포한 것을 두고 그녀의 딸 과달루페 쇼(14)가 연루된 레베카 세드윅(12) 양의 자살사건과는 무관한 일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앞서 경찰이 왕따 가해자의 부모도 자녀 비행 방조죄로 체포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는 점에서 예고된 수순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보스버그는 지난 16일 남편과 함께 CNN과 ABC 방송에 출연해 누군가 딸의 페이스북을 해킹해 피해 여학생을 비방하는 글을 실었다며 부실 수사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경찰은 “다른 증거도 많다”며 이들 부부를 구속 수사할 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때문에 가해자 부모가 ‘괘씸죄’에 걸렸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번 사건의 수사 책임자인 포크 카운티의 그래디 저드 보안관 역시 “아이는 부모를 닮는 법”이라며 가해 여학생의 잘못된 행동이 부모 탓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하지만 경찰의 “보스버그 체포는 별건 수사로 이뤄진 것”이라고 일축했다.
지난 16일 미국 플로리다주 중부 포크카운티 경찰은 급우들의 집단 괴롭힘을 견디지 못하고 지난달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세드윅 사건과 관련해 과달루페 등 여학생 2명을 중범죄 혐의로 체포해 기소했다 밝혔다.
이들은 세드윅이 자신의 남자친구와 데이트했다는 이유로 휴대전화 등을 통해 1년이 지나도록 ‘빨리 투신해 버려’ 등의 험담과 음해를 퍼부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과달루페는 자신의 괴롭힘을 견디지 못하고 세드윅이 자살한 후 자신에 대한 비난여론이 일자 “그래 내가 죽였다. XX 알게 뭐야”라는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려 공분을 샀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