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진경찰서는 올 1월부터 8개월간 관할 구청에 무려 2901건의 악성 민원을 넣은 혐의(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로 강모(30)씨를 검찰에 송치했다고 20일 밝혔다.
강씨는 주로 오후 6시부터 오전 6시까지 특정 차량이나 지역을 명시하지 않고 ‘구의공원 일대를 단속해주세요’라는 식으로 애매하게 민원을 넣었다. 새벽 2시 전후로 보낸 민원도 수백 건이었다.
경찰 조사 결과 강씨가 제기한 민원 중 최소 715건은 허위였다. 강씨는 현장을 확인하지도 않고 집에 앉아 다산콜센터에 전화하는 방식을 주로 이용했다. 또 민원에 필요한 각종 서류양식을 집에 갖춰놓고 구청의 인터넷 홈페이지로 민원을 넣기도 했다.
강씨의 민원으로 주민들도 몸살을 앓았다. 오전 2~5시에 전화를 받고 나와 주차했던 차를 이동하거나 수차례 주차위반 과태료를 내야 했기 때문이다. 광진구 주민 100여명은 광진경찰서에 낸 탄원서에서 “강씨가 사회통념상 지나치게 법률 지식을 악용하고 법치주의를 빙자해 힘없는 주민들을 핍박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경찰 조사에서 강씨는 “공익을 위해 그랬다”고 반복해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컴퓨터 프로그래머인 강씨가 마치 컴퓨터 게임하듯 민원을 넣었다”고 말했다.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