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연비가 높으면서도 소음이 적은 차량이 있을까. 답은 ‘가솔린 하이브리드 차’다. 국내에서 높은 대중적 인기를 얻고 있는 ‘뉴 캠리 하이브리드’를 최근 시승했다.
가장 놀랐던 건 시동 시 거의 소리가 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처음 스마트 엔진 버튼을 눌렀을 때 아무런 소리가 나지 않아 버튼을 한 차례 더 눌렀을 정도다. 시속 30~40㎞ 정도의 속도에서도 타이어 굴러가는 소리만 났다. 그 이상으로 속도를 높이려 가속 페달을 밟자 그때서야 ‘부르릉’ 가솔린 엔진 소리가 났다.
부드러운 가속 능력도 인상적이다. 도심에서 앞 공간이 생겼을 때 치고 나가는 느낌이 꽤 부드러웠다. 변속 충격이 없는 무단자동변속기(e-CVT) 장착 덕분인 것 같았다. 그렇다고 힘이 부족한 느낌도 없다. 이 차에는 배기량 2494㏄ 직렬 4기통 엔진이 탑재됐다. 최고출력이 158마력으로 언덕길 주행 등 힘이 필요할 때는 능력을 보여준다. 캠리 가솔린 모델의 181마력보다 힘이 다소 부족하기는 하다.
연비는 첫날 출·퇴근길에는 14.6㎞/ℓ, 차가 한산했던 도심을 달린 주말에는 12.6㎞/ℓ가 나왔다. 공인연비는 16.4㎞/ℓ(도심 17.1㎞/ℓ, 고속도로 15.7㎞/ℓ)다. 속도를 높일수록 연비가 떨어지는 건 아이러니했다. 한 차례 자동변속기로 인해 당황스러운 상황을 겪었다. 주차장에서 후진(R)기어를 넣은 줄 알았는데 중립(N)에 있어 깜짝 놀랐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