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한국시리즈 1차전서 두산 베어스가 삼성 라이온즈를 꺾고 1승을 먼저 챙기면서 우승확률을 놓고 저마다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습니다.
야구라는 종목이 ‘통계’와의 상관관계가 그 어떤 종목보다도 높다 보니 그럴 만도 합니다. 특히 한 경기 한 경기의 승패 여부가 우승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포스트시즌엔 이런저런 확률을 두고 설왕설래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역대 한국시리즈, 1차전 승리팀의 우승확률 80%…최근 4년 100%>
그 중에서도 1차전 승리팀의 우승확률이 초미의 관심사입니다. 7전4선승제로 진행되는 한국시리즈에서 1차전에 승리한 팀이 우승한 적은 30번 중 24번이나 됩니다. 80%에 해당합니다. 최근 4년은 1차전 승리팀이 모두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1, 2차전 승리팀의 우승확률 93.8%…두산, 2차전서 삼성킬러 니퍼트 선발>
1, 2차전을 승리한 팀이 우승을 거둘 확률은 93.8%(16번 중 15번)로 더 높아집니다. 때문에 혹자는 두산이 우승을 확실히 다지기 위해 2차전 선발로 ‘삼성킬러’(3전 3승, 방어율 1.89) 니퍼트가 내세웠다고 풀이하기도 합니다.
<통계와 거꾸로 갔던 두산, 이번엔 징크스 벗어날까?…‘반격의 곰’>
하지만 두산은 유독 통계가 반대로 작용했습니다. 1, 2차전 승리한 팀이 우승한 16번 중 한 번(6.2%)의 확률을 뚫은 건 다름 아닌 두산이었습니다. 2007년 한국시리즈에서 SK와 만난 두산은 1차전은 물론 2차전까지 승리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의 확률 상 손쉽게 우승컵을 차지할 것이란 예상과는 달리 내리 4연패를 당하며 씁쓸한 전례를 남겼습니다.
두산은 또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2007년과 2008년에 SK를 상대로 1차전을 따냈지만 두 번 모두 역전패당하며 준우승에 머무르기도 했습니다.
두산은 오히려 1차전을 내줬을 때 강했습니다. 2001년 정규리그 1위팀 삼성을 만난 두산은 1차전을
4대7로 내줬지만 2차전부터 3연승을 달리며 6차전(4승2패)에서 우승했습니다. 좀 더 거슬러 올라가 1995년에도 1차전을 패한 후 7차전(4승3패)에서 우승했습니다. 이처럼 두산의 아이러니컬한 통계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반격의 곰’이라고 할만합니다. 일격을 당한 후에야 정신을 차리고 진가를 발휘하는 것 말입니다.
<삼성, 1차전서 패한 7차례 우승 놓쳐…두산엔 2차례 1차전 승리하고도 역전당해>
반면 1차전을 내준 삼성은 ‘선공의 사자’였습니다.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패한 1984년, 1986년, 1987년, 1990년, 1993년, 2004년, 2010년 모두 우승하지 못했습니다. 한 번쯤은 우승을 해봤을 법도 한데 삼성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특히 삼성은 두산에 약한 면모를 보인 적이 있습니다. 1차전에서 승리했을 시 71.4%의 우승 확률을 보였던 삼성은 두산에게 1982년, 2001년 역전당했습니다.
이처럼 삼성과 두산은 한국시리즈 1차전 결과에 대해 상반되는 징크스를 갖고 있어 우승확률을 논하기에는 무의미해 보입니다. 결국 남은 것은 2차전을 누가 이기느냐일 것입니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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