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서부의 헤랏 지역은 지난 8월부터 오토바이로 사람을 태우고 이동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단속을 실시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탈레반 무장세력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돌아다니며 납치나 암살 등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헤랏은 아프가니스탄과 관계가 안 좋은 이란과 국경이 맞닿아 있는 지역이다. 헤랏 당국은 “오토바이에 두 명의 남자가 타고 있는 경우는 대부분 테러 행위와 관계가 있다”며 “오토바이가 이 지역의 최대 불안 요소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헤랏 뿐만 아니라 아프가니스탄의 다른 지역에서도 오토바이를 ‘요주의’ 이동수단으로 규정하고 단속 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 6월엔 와닥 지역에서 오토바이를 탈 수 없도록 했다. 이에 대해 자비울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오토바이를 규제하는 것은 우리(탈레반)의 활동을 전혀 제약하지 않고, 오히려 평범한 사람들만 불편하게 만들 뿐”이라며 “아주 어설픈 대응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오토바이를 탈 수 없게 된 시민들은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오토바이는 적은 비용으로 먼 곳까지 이동할 수 있어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의 주요 교통수단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오토바이 판매율도 급감했다. 2011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팔린 오토바이는 4500대 정도였지만 올해는 지난달까지 2500대가 팔린 데 그쳤다. 이미 매출이 크게 줄어 극심한 손해를 본 오토바이 제조업체나 판매점은 사태가 악화될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오토바이 금지령으로 인해 일자리를 잃고 울상인 사람들도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