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에서 오토바이 못타는 이유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오토바이 못타는 이유는

기사승인 2013-10-29 20:24:00
[쿠키 지구촌] 아프가니스탄에 오토바이 금지령이 내려졌다. 탈레반이 주요 이동수단으로 오토바이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시민들은 불편을 호소하고 있고 문을 닫는 오토바이 가게도 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서부의 헤랏 지역은 지난 8월부터 오토바이로 사람을 태우고 이동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단속을 실시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탈레반 무장세력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돌아다니며 납치나 암살 등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헤랏은 아프가니스탄과 관계가 안 좋은 이란과 국경이 맞닿아 있는 지역이다. 헤랏 당국은 “오토바이에 두 명의 남자가 타고 있는 경우는 대부분 테러 행위와 관계가 있다”며 “오토바이가 이 지역의 최대 불안 요소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헤랏 뿐만 아니라 아프가니스탄의 다른 지역에서도 오토바이를 ‘요주의’ 이동수단으로 규정하고 단속 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 6월엔 와닥 지역에서 오토바이를 탈 수 없도록 했다. 이에 대해 자비울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오토바이를 규제하는 것은 우리(탈레반)의 활동을 전혀 제약하지 않고, 오히려 평범한 사람들만 불편하게 만들 뿐”이라며 “아주 어설픈 대응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오토바이를 탈 수 없게 된 시민들은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오토바이는 적은 비용으로 먼 곳까지 이동할 수 있어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의 주요 교통수단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오토바이 판매율도 급감했다. 2011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팔린 오토바이는 4500대 정도였지만 올해는 지난달까지 2500대가 팔린 데 그쳤다. 이미 매출이 크게 줄어 극심한 손해를 본 오토바이 제조업체나 판매점은 사태가 악화될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오토바이 금지령으로 인해 일자리를 잃고 울상인 사람들도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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