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사상 최초 비정규직 파업

인천국제공항 사상 최초 비정규직 파업

기사승인 2013-10-31 16:16:00
[쿠키 사회] 인천국제공항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불안 등을 이유로 파업에 나서면서 인천공항에 비상이 걸렸다.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 노동조합은 다음 달 1일 오후부터 부분 파업에 들어간다. 이번 파업은 2001년 개항 이후 정규직·비정규직 노조를 통틀어 처음이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는 31일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사 측이 노조 요구안을 받아들이지 않아 내일부터 단계적 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11월 1일 오후 1시부터 여객터미널 환경미화를 담당하는 환경지회, 시설유지·보수를 담당하는 설비지회 사업장의 조합원 500여명이 3시간 동안 일시적 파업을 벌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환경미화, 설비 지회는 100% 파업 참여할 예정이어서 환경미화 조합원의 파업은 청결이 생명인 인천공항 이미지에 막대한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화장실 청소 상태나 변기 막힘이 있을 경우가 당장 문제가 될 수 있다.

이 같은 시설에 대한 유지보수를 담당하는 설비지회의 파업 역시 전체적으로 환경미화 지회와 함께 진행될 예정이어서 공항 운영이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노조는 경고 성격인 1일의 부분 파업 이후에도 공사 측이 대화를 거부하면 5일부터 파업 사업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오는 5일 환경미화, 설비, 탑승교, 소방대의 부분파업이 예고돼 있다.

탑승교, 소방대 지회의 파업도 공항 운영에 차질이 우려된다. 탑승교는 비행기에서 승객이 내릴 때, 탑승할 때 비행기와 터미널 연결통로 운영을 하는 것으로 필수유지 인원을 제외하면 60%만 운영되기 때문에 비행기 탑승이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공항 비정규직 노조에는 14개 용역업체 소속 1900여 명이 가입돼 있다.

인천공항 사상 첫 파업이지만 여객이나 화물 운송에는 당장 큰 차질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사 측은 주로 환경미화나 시설보수, 탑승교(이착륙 연결통로) 운영, 공항소방대 인력으로 일하는 이들의 파업에 대비해 대체 인력을 준비시켰다고 밝혔다.

공사 관계자는 “올 상반기부터 파업 이야기가 나와 이들이 일하는 대부분 분야에 대체 인력을 준비해 둔 상태”라며 “파업 규모 등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는 것을 보고 인력 투입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조 관계자는 “공사 측은 우리 인력 2배에 해당하는 대체 인력을 미리 교육하고 있었다”며 “같은 용역업체를 통해 대체 인력을 들여오는 건 명백히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불법파업으로 규정하려는 경찰과 공사의 입장은 문제가 있다”며 “업무가 완전 마비 되는 상황이 아닌한 업무 방해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공사 측에 파업 해제 조건으로 고용안정 보장, 임금인상 및 착취구조 개선, 교대제 개편 및 인력 충원, 노조활동 보장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공사 측은 비정규직 노조원의 사용자는 해당 용역업체이므로 교섭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공사 관계자는 “공항공사는 하청업체와 도급계약을 맺은 독립적 회사”라며 “노조원 고용이나 처우 등과 관련된 사항에 관여할 수 없고, 관여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인천=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
정창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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