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량수협 직원 안모(40)씨의 횡령사건을 수사하는 통영해양경찰서는 안씨가 2009년 1월부터 최근까지 빼돌린 공금 규모가 67억원에 이르는 것을 확인했다고 7일 밝혔다. 해경은 안씨에 대해 업무상 배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경찰조사 결과 안씨는 2009년부터 최근까지 마른 멸치 구매 내역을 조작하는 등 수법으로 수협 자금을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어민들에게 마른멸치를 구매하는 과정에서 금액을 부풀리거나 경남 사천과 전남 여수 등에 있는 중간 도매인들에게서 허위로 마른멸치를 구매한 것처럼 조작해 대금을 송금하고 이를 다시 돌려받는 등의 수법을 썼다. 이 과정에서 수십여 개의 차명계좌를 만들어 빼돌린 자금을 나눠 보관하기도 했다.
안씨는 빼돌린 돈으로 경남 통영 등에 각각 1억5000만~3억원대 아파트 4채를 구입했고, 고가의 외제 승용차와 스포츠카 리스 비용으로 수억원을 사용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안씨는 동네나 수협 부근에서는 국산 중고차를 타고 다니고 사천 등지로 출장을 나갈 때는 외제차를 타고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수협의 피해금액 67억원 가운데 안씨가 개인적으로 사용한 내역이 확인된 것은 현재까지 26억원이다. 나머지 41억원의 행방을 캐고 있지만 안씨는 이 부분에 관해 입을 다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은 허위 주문 과정에 중간 도매인 3명과 유통업체 관계자가 가담한 정황을 포착, 이들과 안씨에게 계좌를 빌려준 지인 등도 조사할 방침이다. 또 수협 내부에 공모한 사람이 있을 것으로 보고 업무 전반에 걸쳐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수협 비리는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7월에는 경남 고성군 고성수협의 20대 여직원이 고객 예금 12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경찰에 적발됐다. 광주광역시의 한 수협 지점에서는 지난해 11월 지점장과 임직원 등 5명이 수억원대의 뒷돈을 받고 신용불량자에게 100억원대의 자금을 불법대출한 사실이 드러났다.
통영=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