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문화] 케이블채널 tvN의 시사프로그램인 ‘강용석의 고소한 19’가 극단적 보수성향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인 ‘일간베스트 저장소(이하 일베)’의 문양을 그대로 사용하는 방송 사고를 냈다. 일각에서는 시청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고의적 사고가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강용석(44) 변호사가 진행하는 이 프로그램은 지난 8일 밤 ‘2014년 대학 가는 법 19’를 주제로 한 방송에서 일베 네티즌들이 연세대의 문양에 일베의 머리글자인 이응(ㅇ)과 비읍(ㅂ)을 넣어 합성한 문양을 확인 없이 방송했다. 연세대의 문양에는 이 대학 명칭의 머리글자인 이응과 시옷(ㅅ)이 적혀 있다.
문제의 문양은 일베 네티즌들이 명문대를 사칭하는 행동을 조롱하기 위해 만든 패러디다. 지난 9월 27일 SBS가 ‘스포츠뉴스’에서 고려대에 승리한 연세대의 농구경기 소식을 전하는 과정에서 사용된 것과 같은 모양이다.
일베는 극단적 보수주의 성향의 네티즌들이 운집한 커뮤니티 사이트다. 여성과 인종, 지역, 종교 등에 대한 차별적 발언과 김대중 및 노무현 전 대통령, 5·18 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 등에 대한 모욕으로 수차례 논란을 빚었다. 걸그룹 크레용팝과 가수 전효성(24), 김진표(36) 등은 차별과 조롱의 의미를 담은 일베 네티즌들의 용어를 그대로 사용하다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tvN의 이번 방송사고가 일베 네티즌에게 많은 지지를 얻고 있는 강 변호사를 앞세워 시청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고의적으로 벌인 자작극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강 변호사는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기 전까지 일베 네티즌들의 맹목적 지지를 얻었다. 이후에도 종합편성채널 JTBC의 시사프로그램 ‘썰전’ 등에 출연하면서 ‘건강한 보수’를 표방한 발언으로 인기를 유지했다.
tvN 관계자는 논란이 불거진 9일 “외주 제작사의 자료 담당이 연세대의 문양 대신 (일베의 머리글자를 합성한) 다른 그림으로 넣는 실수를 저질러 벌어진 것”이라고 해명하고 시청자들에게 사과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