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가 9일 서울역광장에서 열린 ‘박근혜정권 심판·국정원 해체·공안탄압 분쇄 5차 민주 찾기 토요행진’에 참석해 박근혜 대통령을 '박근혜 씨'로 지칭해 논란이 일었다.
이 대표는 이날 채동욱 전 검찰총장 사퇴를 둘러싼 의혹을 제기하면서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검찰총장까지 잘라내는 박근혜씨가 바로 독재자 아닌가"라며 박 대통령을 '박근혜 씨'로 호칭했다.
정부의 진보당 해산 심판 청구를 비판하면서도 "정권 비판한다고 야당에 대해 내란음모죄 조작하고 정당 해산까지 청구하면서 헌법을 파괴하고 야당을 탄압하는 박근혜씨가 바로 독재자 아닌가"라며 '대통령' 호칭을 생략했다. 이어 새누리당을 비난하면서도 "박근혜씨를 여왕으로 모시고 숨죽이는 새누리당"이라며 '박근혜 씨'라고 불렀다. 이처럼 이 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대통령'이라는 호칭을 단 한 번도 쓰지 않았다.
이 대표의 발언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인터넷과 SNS에서는 "최소한의 예의도 없는 당 대표", "김정일은 수령이라고 말하고 남한은 대통령은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 등의 비난 의견이 쏟아졌다.
이 대표는 이날 저녁 서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유신독재반대 민주수호 진보당사수 비상당원대회 연설’에서도 ‘박근혜후보’, ‘박근혜공주’ 등의 표현을 쓰면서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는 태도를 취했다.
이 대표는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우리가 상상하지 못했던 감히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민주주의 파괴와 독재행위가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늘 예상을 넘어선 일들이 우리 앞에 펼쳐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유럽순방을 두고 프랑스 한 언론이 보도한 것을 인용해 “39년 만에 박근혜공주가 파리를 다시 방문했다. 대통령의 직을 가진 사람은 있지만 39년전 독재자 왕과 공주가 존재했듯이(그 프랑스 언론의 평가처럼) 지금 다시 민주주의를 이끌어 갈 수 있는 대통령이 아니라 독재를 휘두르는 여왕과 같은 존재가 한국사회를 몇 십년 전으로 일거에 후퇴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재호 기자 j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