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지난 11일 밤 서울 이촌동의 한 교회. 미스코리아와 성악가, 기업인 57명이 한데 모여 멋진 화음을 내고 있었다. 소리 높여 스웨덴 그룹 아바의 ‘맘마미아(Mamma Mia)’를 연습 중인 이들은 누구일까. 미스코리아 출신 봉사단체 ‘녹원회’, 기업 최고경영자과정인 ‘진대제 AMP’, 전문 공연단체 ‘노래하는 배우들’ 회원들이다. 이들은 15일 서울 자양동 나루아트홀에서 열리는 자선공연 ‘가을의 제전’을 앞두고 최종 리허설 연습에 한창이었다.
‘가을의 제전’은 ‘노래하는 배우들’이 기획하고 기업인과 미스코리아가 함께 하는 자선공연이다. 신용현(53) 진대제 AMP 8기 원우회장은 “지금까지 예술 공연에 대한 기업의 참여는 후원에서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이번엔 기업인이 공연에 직접 참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고 밝혔다.
녹원회의 참여도 눈길을 끈다. 1987년 발족한 녹원회는 미스코리아 당선자들이 모여 만든 사회봉사단체. 자선바자회, 패션쇼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쳐오기는 했지만 녹원회가 단순기부가 아닌 재능기부에 나선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권정주(43) 녹원회 회장은 “녹원회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만큼 그 사랑을 다양한 형태로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앞으로도 좋은 공연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이번 공연의 연출은 극작가 유치진의 외손자이자 뉴욕 라마마 재단 이사 안병구(42)씨가 맡았다. 안씨는 “비전문가를 훈련시켜 무대에 올리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닌데 다들 잘 따라주었다. 실력은 전문가에 미치지 못하겠지만 열정만큼은 뒤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제작총괄을 맡은 정자영(43) ‘노래하는 배우들’ 대표는 “자선공연의 후원정도로만 생각했던 기업인과 미스코리아들이 다른 일정을 취소하면서까지 공연 준비에 열정을 쏟고 있다”며 “음악이 갖는 소통의 힘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권 회장의 사회로 진행되는 이날 공연은 1부 뮤지컬 ‘비녜트’ 공연, 2부는 대중적인 뮤지컬 곡과 오페라·가곡 등으로 꾸며진다. 당일 공연장 로비에서는 에티오피아 산(産) 커피판매 수익금으로 아프리카 저개발국을 지원하는 ‘굿 윌 커피(Good Will Coffee)’가 판매된다. 공연수익금의 일부와 커피 판매 수익은 아프리카의 교육개선 및 식량지원 사업기금으로 사용된다.
이은지 기자 rickonbg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