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저출산과 더불어 결혼 연령대가 높아지면서 고령 임신에 따른 저체중아 또는 기형아 출산의 위험이 높아지는 현상이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강남구에 거주하는 주부 이미경(36)씨는 한 달 전 임신 사실을 알게 됐다. 결혼 후 5년 만에 갖게 된 첫 아이라 기쁨과 설렘이 컸다. 하지만 비교적 늦은 임신 연령과 평소 건강하지 못한 몸 상태로 출산에 대한 걱정이 앞섰다.
이와 같이 임신 여성의 경우 건강한 아이의 출산을 기대하는 만큼 우려가 큰 것이 기형아 출산이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대표적 염색체 이상 질환인 다운증후군의 경우 태아의 700~800명 당 1명의 빈도로 발생하며 전체 염색체 기형의 70% 가량을 차지하고 있지만 뚜렷한 치료방법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박지원 연앤네이처 산부인과 원장은 “다운증후군 등 염색체 질환은 일반적인 유전법칙을 따르지 않아 가족력과는 무관하고 건강한 부부 사이에서도 예상치 못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임신부는 산전검사를 통해 다운증후군, 에드워드증후군, 파타우증후군 등의 존재 여부를 반드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 산부인과에서 널리 시행되고 있는 기형아검사인 트리플검사, 쿼드검사, 인티그레이티드(Integrated) 검사는 정확도가 60~85% 수준으로 검사결과에 따라 고위험군과 저위험군으로 나뉜다. 하지만 고위험군 판정 시 꼭 해당 질환이 있는 것이 아니고, 저위험군 이라도 해당 질환의 가능성이 100% 배제되지 않는다.
고위험군인 임신부의 비율은 전체 산전검사자의 약 5%에 이르며, 이후 확진검사로 알려진 양수검사 등을 받을지를 선택하게 된다. 이때 주사바늘을 자궁내로 주입하는 침습적 방법의 양수검사는 극히 일부의 경우에서 감염, 태아손실(0.5%)의 위험성이 따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임신부나 태아에게 안전하며 높은 정확도를 가진 비침습적 산전 기형아 선별검사법의 개발이 요구돼 왔다.
이 같은 요구에 맞춰 최근 유전자 진단 서비스를 제공하는 랩지노믹스 의학연구소는 지난 6월 차세대 염기서열분석 기술을 이용해 임신부의 혈장 내에 존재하는 태아 핵산(DNA)의 수적 이상을 분석해 염색체질환을 선별하는 하모니검사(검사시행기관: 미국 Ariosa Diagnostics社, CAP/CLIA 인증기관)를 국내에 도입해 서비스하고 있다. 이는 산모의 혈액 속에 돌아다니는 미량의 태아 DNA 조각을 찾아내 염기서열을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됨으로써 가능해졌다.
하모니검사의 장점은 99% 이상의 정확도를 가진 비침습적 기형아검사로 임신 10주부터 의뢰가 가능하며 기존 선별검사의 낮은 정확도와 침습적 양수검사의 위험성을 보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처럼 최근 효과적인 산전검사로 알려지면서 의료진과 임신부 사이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김지훈 랩지노믹스 의학연구소 박사는 “대용량 DNA 염기서열 분석법을 기반으로 하는 산전검사는 정확성과 안전성을 지닌 매우 우수한 검사로 국내 자체 검사를 위해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하모니검사는 국내 여러 산부인과 병의원에서 고령 산모 또는 기존 스크리닝 검사에서 고위험군으로 판별된 임신부를 대상으로 활발히 검사가 시행되고 있다. 검사 결과는 의뢰일로부터 7~10일 이내에 받아 볼 수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