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는 기존에도 1957년 노동청이 작성한 ‘왜정시(倭政時) 피징용자 명부’ 등을 보존하고 있다. 이 명부에는 28만5771명의 등재돼 있으나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인정된 숫자는 약 16만명에 그쳤다. 생년월일과 주소 등이 기재돼 있지 않아 피해자로 바로 판정할 수 없고, 별도의 사실관계 확인작업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번에 발견된 명부는 총 65권, 1만8322장 분량이며 등재자는 22만9781명이다. 1957년 작성된 종전 명부보다 5만5990명이 적지만 내용이 구체적이다. 종전 명부에서 확인할 수 없었던 생년월일, 주소 등이 포함돼 있어 피해자 보상심의를 위한 사실관계 확인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국가기록원에 따르면 ‘일정시 피징용(징병)자 명부’ 중 일부 지역을 분석한 결과 경북 경산지역의 경우 총 4285명 중 1000여명이 종전 명부에 없는 신규 명단으로 확인됐다. 이로 미뤄볼 때 명부에 대한 추가 조사가 진행되면 상당수의 징용자가 추가로 확인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별 차이는 있겠지만 경산지역 사례로 볼때 4만여명의 징용자를 추가로 발굴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국가기록원은 “6·25전쟁 중 남한지역만을 대상으로 단기간에 명부가 작성됐다는 점에서 관련 부처 및 전문가들의 지속적인 사실 확인과 검증 작업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