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원피스女 몰카’ 미국인 강사 무죄 판결 왜?

‘지하철 원피스女 몰카’ 미국인 강사 무죄 판결 왜?

기사승인 2013-12-02 07:07:00
[쿠키 사회] 지하철 전동차 안에서 다리를 꼬고 앉은 20대 여성을 휴대전화 카메라로 몰래 찍은 미국 국적 강사가 참여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법원은 성적 욕망을 채우려는 행동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천대엽 부장판사)는 성폭력 범죄 처벌법 위반 혐의로 국민참여재판을 받은 미국 국적의 강사 김모(42)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1일 밝혔다. 배심원 7명 중 5명이 무죄 의견(2명 유죄 의견)을 낸 것을 받아들였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10월 서울 지하철 7호선 가산디지털단지역 전동차 안에서 다리를 꼬고 의자에 앉아있던 최모(20·여)씨를 자신의 휴대전화 카메라로 촬영했다. 짧은 원피스를 입었던 최씨는 이어폰을 귀에 꽂은 채 친구와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고 있었다.

김씨가 최씨 앞을 지나면서 슬쩍 사진을 찍다가 걸렸다. 김씨는 최씨 모습에 호감을 느껴 ‘나중에 저런 여자를 만나 결혼해야겠다’는 생각에 사진을 찍었다고 진술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사진은 공공장소에서 사람의 시야에 비치는 모습을 그대로 촬영한 것”이라며 “김씨의 행위가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을 유발하는 타인의 신체를 촬영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어 “최씨가 짧은 원피스를 입었으나 과도한 노출을 하지는 않았다”며 “다리를 꼬고 허벅지 일부를 가린 자세는 사람이 왕래하는 공개된 장소에서 자연스럽게 볼 수 있는 젊은 여성의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김씨가 최씨의 ‘다리 부분’을 촬영했다고 기소했으나 실제 김씨가 찍은 사진 두 장에는 특별히 다리나 허벅지가 부각되지 않은 최씨의 전신 모습이 담겨 있었다. 검찰은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김상기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