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시장은 일요일인 1일(현지시간) 오전 7시20분쯤 뉴욕에서 통근열차 탈선 사고로 한국인 1명 등 4명이 숨지고 60여명이 다쳤을 때 대서양의 버뮤다에서 골프를 치고 있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 보도했다. 버뮤다는 뉴욕에서 남동쪽으로 1100㎞ 떨어져 있는 섬이다.
제보자는 이른 아침부터 골프를 친 블룸버그 시장이 오후 1시쯤까지 골프장을 떠나지 않았다고 WSJ에 전했다. 버뮤다가 뉴욕보다 1시간 이르다는 점을 감안해도 사고 후 5시간 가까이 골프를 친 셈이다.
블룸버그 시장은 해질녘에야 뉴욕에 나타나 부상자들이 입원한 병원 2곳을 방문했다. 사고 현장 브리핑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취재진이 왜 현장에 없었느냐고 묻자 “내가 뭘 할 수 있겠나. 나는 전문 소방관이나 경찰관이 아니다. (현장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고 대답했다.
그는 사고 30분쯤 뒤 간단한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사고 사실을 알고도 계속 골프를 쳤다고 인정한 셈이다. 정말 골프장에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끝까지 대답을 거부했다. 취재진이 집요하게 묻자 “그냥 공식 일정이나 확인하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빌 드 블라지오 뉴욕시장 당선자는 “나라면 현장에 있었을 것”이라며 “전임자(블룸버그 시장)와 달리 재임 기간엔 개인 휴가를 가더라도 행선지를 비밀에 부치지 않겠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시장은 2010년 강한 눈보라가 뉴욕시로 다가올 때도 버뮤다로 가 골프를 쳤다. 재산이 310억 달러(약 33조원)인 블룸버그는 버뮤다에 수백만 달러짜리 저택을 갖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