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원대 비트코인 해킹으로 증발…체코 출신 프로그래머가 범인?

1000억원대 비트코인 해킹으로 증발…체코 출신 프로그래머가 범인?

기사승인 2013-12-04 17:58:00
[쿠키 지구촌] 최근 대안 화폐로 주목받는 비트코인 1억 달러(약 1060억원)어치가 하루아침에 사라졌다. 언제든 증발할 수 있는 가상 화폐의 불안정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번 금융사고는 인터넷 암거래 사이트 ‘십(Sheep) 마켓플레이스’가 지난 1일(현지시간) 운영을 중단하면서 발생했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과 가디언 등이 3일 전했다.

마약과 불법무기 등이 거래되는 이 사이트는 지난 10월 동종 사이트 ‘실크로드’가 미국 연방수사국(FBI)에 적발돼 폐쇄된 뒤 대체 장터로 급부상했다. 일반 인터넷 브라우저(창)에는 노출되지 않고 익명 거래가 보장된다.

십 마켓플레이스는 운영을 중단하면서 공지를 통해 ‘EBOOK101’로 불리는 판매상으로부터 사이트의 취약점을 노린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해킹으로 이용자와 장터의 전자지갑에 있던 5400비트코인(약 577만원)이 도난당했다.

외신들은 전체 도난 금액이 9만6000비트코인으로 1억 달러 상당이라는 정보가 있다고 전했다. 사건 배후에는 체코 출신 프로그래머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피해 복구에 실패한 십 마켓플레이스는 기존 사이트를 폐쇄하고 하고 대체 장터를 개설키로 했다. 남아 있는 비트코인은 회원에게 돌려주겠다고 공지했다.

해킹정보 사이트 해커뉴스는 십 마켓플레이스가 사고 후 3만9918비트코인을 회수했다고 전했다. 분실된 돈을 돌려받았다는 이용자는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장터 폐쇄 직전에 일부 중개상이 상품가격을 크게 낮춰 판매한 점을 지적하며 조직적 사기범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번 사고로 9만 달러 상당의 마약판매 대금을 날렸다는 한 이용자는 “빌린 자금을 갚지 못해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비트코인은 최근 가치가 치솟으면서 해커들의 표적으로 부상하고 있다. 앞서 비트코인 거래사이트인 덴마크의 BIPS와 체코의 비트캐시는 해킹으로 각각 100만 달러, 10만 달러 상당을 도난당했다. 비트코인은 밀거래 자금인 경우가 많아 범인을 잡더라도 자금을 돌려받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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