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있는 기업이라고?” 끝까지 간다더니 ‘먹튀’… 아우디 환불 요구男 태도돌변 논란

“깨어있는 기업이라고?” 끝까지 간다더니 ‘먹튀’… 아우디 환불 요구男 태도돌변 논란

기사승인 2013-12-05 16:43:01


[쿠키 사회] 인터넷 커뮤니티에 차량 결함 증거 영상을 올리며 환불을 요구하던 한 남성이 태도를 180도 바꿔 논란이 되고 있다. 네티즌들은 소비자의 권리를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이던 그가 결국 자신의 잇속만 챙겼다며 비난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최근 자동차 관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서는 지난 3일 ‘OOO입니다 마지막 후기 올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온 이후 뜨거운 언쟁이 이어지고 있다.

사건의 시작은 지난 10월 서모(37)씨가 1억원이 넘는 아우디RS5를 구입했다가 동력계통에 결함이 있다며 차량교환을 요구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아우디 판매·서비스 딜러사 참존모터스 측은 “교환을 해 주겠다”고 말을 했다가 “언제 그랬냐”고 말을 바꿔 서씨와 보배드림 회원들의 분노를 샀다. 또 아우디코리아 측은 고성능스포츠카의 특성을 알지 못해 발생한 해프닝이라는 입장을 내세웠다.

<관련기사 : [단독] ‘아우디AS 악명 높다더니…’ 1억 넘는 스포츠카 샀다가 말 바꾸기에 ‘분통’>

해당 내용이 보도되고 보배드림 회원들이 독일 아우디 본사에 영문 메일을 보내는 등 항의가 거세지자 업체 측은 적극적으로 합의에 나서는 듯 했다. 서씨도 업체 측과 합의가 원만히 진행되고 있다며 후기를 꼭 올리겠다고 약속했다.

약속대로 서씨는 지난 3일 보배드림 게시판에 후기를 올렸다. 그런데 이 글 하나로 커뮤니티에서 영웅대접을 받던 서씨는 졸지에 기회주의자가 됐다. 보상받은 내용을 두루뭉술하게 기술해 선례가 되지 못하게 만든 것도 모자라 업체 측을 두둔했다는 것이다.

먼저 서씨는 이글에서 “아우디 측에서 저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줬다”며 좋은 조건에 합의했음을 암시했다. 이어 “회원님들의 힘과 격려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면서 “내년 2월 중으로 대구를 찾아온 보배드림 회원들에게 식사 한 끼 대접하겠다”라며 고마움을 표했다.

하지만 이어진 “고객케어를 하는 참존 아우디도 깨어있는 기업 마인드라고 생각한다”는 문장은 이 사안을 관심 있게 지켜보던 보배드림 회원들의 심기를 건드렸다. 다수 회원들은 “‘소비자의 권리를 되찾겠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서씨를 믿고 본사에 항의 메일을 보내고 글을 퍼뜨리는 등 지원했는데 정작 서씨는 자신의 요구조건이 충족되자 입장을 바꿔 업체 측을 두둔하고 나섰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이들은 특히 차량 결함에 의한 보상과 관련, 회원들이 힘을 모아 유용한 선례를 만들 수 있었는데 서씨가 차량교환을 받았는지, 환불을 받았는지 밝히지 않아 그 기회를 날리게 됐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또 서씨는 그동안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올렸던 글과 영상을 모두 삭제해 버리기도 했다.

회원들은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꼴’을 면하지 못하게 됐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들은 “정의를 외치는 독립투사처럼 굴더니…”, “다시는 이런 도움 요청 글에 관심 두지 않겠다”, “앞으로 억울한 사람만 늘어나게 생겼네” 등의 댓글을 달며 날을 세웠다.

여러 차례 독일 본사 측에 영문으로 된 메일을 보내며 서씨를 적극적으로 도운 한 회원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서씨의 글에서)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 삼으며 업체 측의 사과를 받아 내겠다’는 글귀를 분명히 읽었다”면서 “환불·교환이 궁극적인 목적이었으면 업계의 관행을 바꾼다거나 불공정함이 앞으로는 일어나지 않도록 끝까지 가겠다는 식의 말은 하지 않는 게 좋지 않았나”라고 꼬집었다.

반면 서씨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는 이들도 소수지만 있었다. 이들은 “글과 영상을 모두 내리고 보상 내용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합의했을 것”이라며 “입장 바꿔 생각해보면 서씨를 비난할 일만은 아니다”라고 댓글을 달았다.

상세 내용을 들어보고자 업체 측과 통화를 시도했다. 먼저 아우디코리아 관계자는 “참존 측에서 주도적으로 진행해 상세 내용을 알지 못한다”면서 “해결됐다는 내용만 전달받았다”고 전했다.

참존 모터스 측은 “서씨와 원만히 합의를 봤다”며 “더 이상 이 건에 대해서 드릴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서씨는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전화를 받지 않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
김민석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