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문화] 기성용(24·선덜랜드)의 출전 경기를 생중계하면서 최근 대학가를 중심으로 퍼진 ‘안녕들 하십니까’를 자막으로 활용한 국내 중계방송사가 축구팬들의 호응을 얻었다.
케이블 스포츠채널인 SBS ESPN은 15일 영국 런던 불린 그라운드에서 열린 선덜랜드와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의 2013~2014시즌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16라운드를 중계하다 하프타임 때 선덜랜드 측 관중석을 비춘 화면에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자막을 넣었다.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최하위(20위)에서 맴돌고 있는 선덜랜드와 서포터스의 불편한 마음을 함축한 방송사의 패러디였다. 화면에 잡힌 선덜랜드 관중들은 앞서 열린 15경기에서 단 2승을 챙기고 이날 경기에서도 골을 넣지 못하고 전반전을 마친 팀의 부진 탓에 다소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안녕들 하십니까’는 지난 10일 고려대 경영학과생이 사회 현안에 무관심한 학우와 대중에게 각성을 요구하는 듯한 대자보를 붙이면서 말머리에 적은 제목이다. 이 호소문은 각 대학은 물론 집회 현장과 유명인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빠르게 확산됐다. 여기에 스포츠채널의 중계방송으로까지 퍼지자 네티즌들은 뜨겁게 호응했다.
SNS 네티즌들은 “선덜랜드 서포터스의 마음처럼 답답한 국내 상황을 절묘하게 혼합한 방송사의 패기 넘치는 패러디”라거나 “하프타임 때 이 장면을 보고 크게 웃었다. 적절한 순간에 문구를 떠올린 방송사 직원의 감각이 돋보인다”고 했다.
한편 선덜랜드는 웨스트햄과 득점 없이 비겨 최하위 탈출의 발판을 만들지 못했다. 중간전적은 2승3무11패(승점 9)다. 기성용은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전후반 90분간 그라운드를 누볐으나 공격 포인트를 작성하지 못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