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은 16일 네덜란드 위트레흐트 할겐바르트 경기장에서 열린 위트레흐트와의 2013~2014시즌 네덜란드 프로축구 에레디비지에 17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지난 9월 28일 알크마르와의 리그 8라운드에서 상대 선수에게 발목을 밟혀 부상을 당한 뒤 80일 만의 선발 출전이었다. 지난 8일 아른헴과의 리그 15라운드에서 복귀한 지 세 경기 만에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경기 시작과 함께 펼쳐진 에인트호벤의 4-3-3 포메이션에서 박지성의 위치는 바뀌었다. 박지성은 그동안 왼쪽 측면이나 중앙을 오가며 쓰리톱의 공격을 지원했으나 이날은 오른쪽 측면으로 배치됐다. 박지성에게 위치는 문제가 아니었다. 많은 활동량과 적극적인 공수 가담으로 흐름을 이끌었다. 이미 위트레흐트에 네 골을 퍼부은 후반 34분 교체됐다.
에인트호벤은 박지성이 빠진 뒤인 후반 45분 미드필더 아담 마헤르(20·모로코)의 쐐기골을 더해 5대 1 대승을 거뒀다. 지난달 29일 불가리아 루도고레츠 라즈그라드와의 유로파리그 조별리그 5차전(0대 2 패)부터 시작된 4연패와 10월 20일 흐로닝언과의 9라운드부터 시작된 리그 7경기 연속 무승(2무5패)의 사슬을 모두 끊는 승리였다. 한 경기에서 다섯 골을 넣은 것은 올 시즌 처음이다.
박지성이 2개월여 만의 선발 출전으로 오랜 부진의 늪에 빠진 에인트호벤을 구한 것이었다. 에인트호벤은 한때 랭킹 테이블 최상단까지 치솟았던 순위가 중위권까지 떨어졌지만 9위(6승5무6패·승점 23)로 한 계단 도약하면서 반격의 발판을 만들었다.
네덜란드 일간 알헤멘 다흐블라트는 “많은 경험을 가진 박지성이 어려운 상황에서 탈출할 방향을 제시했다. 이제 승리할 분위기가 만들어졌다”며 베테랑으로서의 역할을 앞세웠다. 스포츠매체 골닷컴 네덜란드판은 박지성에게 별점 3.5개(최대 5개)를 부여했다. 박지성은 골닷컴 네덜란드판 독자가 선정한 최우수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