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동에 아내 나왔다” 야동 캡처 인터넷 급속 확산… KBS ‘안녕하세요’ 저질방송 논란

“야동에 아내 나왔다” 야동 캡처 인터넷 급속 확산… KBS ‘안녕하세요’ 저질방송 논란

기사승인 2013-12-17 09:26:00

[쿠키 사회] 아내가 야한 동영상(이하 야동)에 등장했다고 믿는 남편이 지상파 예능프로그램에 등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발 빠른 네티즌들은 방송 직후 문제의 야동으로 추정되는 영상을 찾아 인터넷에 올리는 등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네티즌들은 “부부 중 누구의 말이 맞든 어느 한 사람은 피해를 볼 수밖에 없고, 실제 동영상 속 여성이 또다시 피해를 볼 수 있다”며 “대체 누굴 위한 방송이냐”고 비판하고 있다.

16일 저녁 방송된 KBS 2TV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에서는 자신이 야동에 나왔다고 믿는 남편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다는 아내가 출연했다.

아내는 “남편이 야동에 나오는 이름 모를 여자와 내가 닮았다며 도대체 이거 언제 찍은 거냐는 식으로 의심하고 있다”고 고민을 털어놓았다.

남편은 영상을 수 십 차례 돌려본 뒤 “아내와 얼굴, 몸, 목소리가 다 똑같다”며 “아내가 야동 속 여자라고 여전히 믿고 있다”고 말했다. 아내는 “남편과 7년 연애 끝에 결혼했고 12년 동안 같이 살았다. 대체 언제 이걸 찍었단 말이냐”며 “야동 속 여성은 나랑 비슷하지만 피부색도 다르다”고 항변했다.

남편은 이에 대해 “피부색은 조명에 따라 얼마든지 다르게 보일 수 있는데다 결혼 전 나와 헤어졌던 시기에 찍은 것 아닌가 한다. 더구나 아내가 성형수술을 하기 전 얼굴과 야동 속 여성의 얼굴은 거의 흡사하다”며 “애초 아내가 너무 강하게 부정을 해 오히려 사실일 수 있겠구나 싶었다”고 맞받았다.

방송은 겉으로는 평화롭게 끝이 났다. 아내가 “고민 많이 했는데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아니라고 하려고 나왔다”며 끝까지 결백을 주장하자, 남편이 이를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시청자들은 그러나 불쾌하다는 반응이다. 물론 직접 문제의 야동이 프로그램에서 소개된 것은 아니지만, 지상파에서 야동을 스스럼없이 이야기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또 야동 속 여성이 아내이든 아니든 부부 중 한 사람은 피해자가 될 수 있고, 문제의 야동에 등장하는 여성은 또 다시 고통을 받을 수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실제 방송 직후 일부 네티즌들은 문제의 야동으로 추정되는 동영상을 찾아내 사진을 캡처해 인터넷에 퍼뜨렸다. 일부에서는 아예 야동 자체가 나돌았다. 야동을 돌려본 네티즌들은 방송에 나온 아내가 야동에 나왔는지 품평회를 벌이기도 했다. 문제의 야동은 일반인들이 직접 찍은 성관계 동영상을 공유하는 사이트에서 흘러나온 것으로 보인다.

한 네티즌은 “아무리 19금 프로그램이라지만 이렇게 대놓고 지상파에서 야동 이야기를 하다니 민망했다”며 “더구나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게 뻔한데 왜 이런 방송을 내보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프로그램 제작진은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사연 자체가 선정적이라는 비판은 받아들이겠다. 하지만 고민 당사자들에게는 중대한 문제였고, 우리 프로그램을 통해 부부가 고민을 허심탄회하게 터놓고 이야기하는 기회를 잡았다고 생각한다”며 “방송이 나가고 인터넷에서 정체불명의 야동 캡처사진이 나돌아 애꿎은 피해자가 생길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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