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문화] “나 몰라요? 나 천송이에요.”
대한민국 톱 여배우 천송이(전지현). 자신이 아는 것이 세상에 전부라 생각하는 ‘스타 중의 스타’다. 쫓아다니는 남자가 넘쳐나고 세상 모두가 그를 떠받들지만 우연히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옆집 남자 도민준(김수현)은 아는 척은커녕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왜냐고? 민준은 400년 전 다른 별에서 온 남자이기 때문에.
18일 밤 10시 첫 방송을 앞두고 있는 SBS 드라마 스페셜 ‘별에서 온 그대(별그대)’는 SBS ‘해피투게더’(1999) 이후 14년 만에 전지현(32)이 출연하는 드라마다. 여기에 영화 ‘도둑들’(2012)을 통해 1300만 관객을 만났던 배우 김수현(25), SBS ‘뿌리 깊은 나무’(2011)의 장태유 감독, KBS ‘넝쿨째 굴러온 당신’(2012)의 박지은 작가까지 힘을 보태니 ‘망하면 이상하다’ 싶을 정도다.
16일 서울 목동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전지현은 “이 작품을 선택하지 않았다면 그게 이상했을 것”이라며 “작가님의 대본을 받으면서 ‘왜 그동안 만나지 못했을까’ 생각이 들 정도로 딱 들어맞는 기분을 느꼈다”고 작품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했다.
이번 작품에서 전지현은 특유의 발랄하고 통통 튀는 연기를 선보인다. 극중 천송이는 예쁜 외모의 아시아 톱 배우지만 집에선 드라이기를 들고 헤드뱅잉을 하면서 노래하고, 술만 마시면 옆집 문을 두드리며 주사(酒邪)를 일삼는다. 커피를 마시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모카씨’를 가져온 문익점 선생님 고맙습니다”라는 글을 올리기도 한다. 전지현을 일약 스타덤에 올린 영화 ‘엽기적인 그녀’(2001)와 ‘도둑들’의 캐릭터와 겹쳐지는 대목이다. 어느덧 30대 유부녀가 된 전지현이 어떤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지가 관건이다.
그에 비해 민준은 도도하다. 철학과목 강사인 그는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시력과 청력, 순간이동, 미래를 보는 능력까지 갖췄지만 이를 이용해 덕을 보려는 생각이 없다. 천송이와 낮엔 강의실에서, 밤엔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티격태격하다 사랑이 피어난다. 물론 여기에 찬물을 끼얹는 인물도 나온다. 조연배우 유세미 역의 유인나(31), 재벌 2세 형제 이재경과 이휘경 역의 신성록(31), 박해진(30)이 엇갈린 사랑과 욕심을 드러낸다.
김수현은 “400년의 세월을 표현하는 것이 가장 큰 숙제”라며 “민준은 마치 ‘걸어다니는 사전’ 같은 인물인데 잘 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극은 조선왕조실록 광해 20권에서 시작한다. ‘강원도 간성, 원주 등지에 알 수 없는 물체가 출몰했다. 우레와 같은 소리, 밝은 빛과 연기를 동반해 나타났다’는 역사적 기록에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졌다. 장 감독은 “전지현과 김수현이 캐스팅 됐을 때 꿈을 꾸는 것 같았다. 대체 불가능한 완벽한 조합”이라며 “긴 세월을 담다보니 사극, 액션은 물론 코미디까지 담겨있는 ‘종합선물세트’ 같은 작품”이라고 기대감을 높였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