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니스 핼핀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 연구원은 20일(현지시간) 보수잡지 ‘위클리 스탠더드’에 기고한 글에서 로드먼의 방북을 사실상 환락 여행을 뜻하는 ‘딩동 외교’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영미권에서 ‘딩동(Ding Dong)’은 남성의 음경을 가리킨다.
로드먼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지원을 받아 북한 농구선수들을 훈련시키겠다며 3박4일 일정으로 지난 19일 평양에 도착했다.
미 하원 외교위원회 전문위원 출신인 핼핀은 “로드먼은 자신의 ‘농구 외교’가 40여년 전 중국과 미국 간 냉각관계를 해소한 ‘핑퐁(탁구) 외교’를 따른다고 생각하는 것 같지만 그때와는 명백히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무부가 로드먼의 잇단 방북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뉴욕타임스는 로드먼의 방북 막후엔 아일랜드의 유명 도박회사 ‘패디 파워’가 있었다고 보도했다. 로드먼은 9월 방북 때 김 제1비서에게 북한 농구대표팀이 참여하는 세계적 농구대회를 여는 게 어떠냐는 패디 파워의 제안을 전했다. 김 제1비서는 자신의 31번째 생일인 1월 8일 평양에서 대회를 열기로 했다.
미국 일간 시카고트리뷴은 탈북자 신동혁(32)씨가 로드먼에게 쓴 공개서한을 20일자 신문 27면 절반 이상에 실었다. 신씨는 편지에서 로드먼에게 “미국인으로서 어디든 갈 수 있고, 호화 파티를 즐기는 것도 당신 권리”라면서도 “독재자 김정은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 그와 그의 가족이 어떤 일을 했고 또 어떤 일을 계속 하려는지도 한번 생각해봐 달라”고 강조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