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대학은 등록금 파격 인하를 예고했지만 학교 명성에 해를 끼칠까 노심초사다. 악화된 재정 여건을 극복하기 위해 구조조정 카드를 꺼내 든 대학도 적지 않다.
2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컨버스대학은 내년 등록금을 올해보다 43%나 대폭 낮춘 1만6500달러(약 1748만원)로 책정했다. 이 학교 학생은 700명 정도 되지만 최근 몇 년간 등록금 전액을 제대로 낸 학생은 10명이 채 안된다는 현실을 감안한 조치다.
대부분 학생은 정부로부터 학자금 대출을 받거나, 장학금이나 보조금 명목으로 학비를 감면받았다. 미네소타주의 콘코디아대, 오하이오주의 애시랜드대, 플로리다주의 아베마리아대 등도 내년 등록금을 인하할 방침이다.
미 교원단체 등이 내놓은 통계에 따르면 올해 미 사립대학 신입생이 학교에 낸 등록금은 지난해보다 45%정도 줄었다. 신용평가기관 무디스도 미 대학 가운데 40% 정도가 등록금 수익이 감소해 재정난을 겪고 있다고 했다.
신입생 수도 점차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미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24년까지 고등학교 졸업생 수가 점차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 침체, 대학 졸업장의 희소성 하락, 값 싼 온라인 교육과정 등장 등도 신입생 감소의 원인이다.
학비를 내려서라도 등록금 회수에 나서야하는 처지지만 학교 명성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칠까봐 이마저도 조심스럽다. 높은 등록금을 책정한 뒤 장학금 등 학비 지원을 해주는 대학이 처음부터 등록금이 낮은 대학보다 선호도가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일부 대학들은 악화된 재정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구조조정에 나섰다. 뉴욕주립대는 사용하지 않는 소프트웨어 저작권료를 줄이고 일부 직원을 감원해 지난 2년간 4800만 달러(약 506억1600만원)를 아꼈다.
UC버클리도 중간 관리자를 줄여 학교 운영비 7000만 달러(약 738억1500만원)를 절약했다. 제프리 비터 캔자스대 부총장은 “미국 대학들이 수년 동안 비용 절감을 미뤄왔지만 위기감이 확산되면서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