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달리는 시내버스에서 승객들에게 행패를 부린 20대 남성들이 인터넷에서 뭇매를 맞고 있다. 이들의 행동을 담은 휴대전화 동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분노하고 있다.
문제의 동영상은 6일 밤부터 페이스북 등 SNS를 타고 나돌기 시작했다.
2분40여초짜리 동영상에는 하늘색 패딩 점퍼를 입은 남성 A씨(21)가 버스 뒷부분에 앉아 있는 승객들에게 자리를 비켜달라고 강요하는 모습부터 담겨 있다.
동영상은 A씨와 일행인 B씨가 휴대전화 동영상으로 촬영한 것으로 보인다.
A씨가 이리저리 옮겨가며 승객들에게 자리를 달라고 떼를 쓰자 나이 지긋한 남성은 황급히 자리를 피하기도 한다. A씨는 또 젊은 여성 승객들에게 “같이 앉아도 되느냐”거나 “저랑 같이 앉으면 안돼요?”라는 황당한 요구를 하기도 한다. A씨는 심지어 한 여성 승객이 이어폰을 끼고 자신의 말을 듣지 않자 이어폰을 빼려는 시늉을 한다. B씨는 이런 A씨의 행동을 제지하기는커녕 깔깔대고 웃어 네티즌들을 더욱 분노케 했다.
A씨는 행동은 점점 더 거칠어 졌다. 다른 승객들이 자신의 요구에 반응하지 않자 A씨는 큰 소리로 “이런 XX” “안 나와? XX” “까불지마 뒤질래?” 등의 욕설과 폭언을 퍼부으며 공포 분위기를 조성한다. 사태가 점점 심각해지자 다른 승객들은 자리를 피한다.
당시 버스 안에는 A씨와 B씨 외에도 두어 명의 일행이 더 있었지만 A씨와 B씨의 행동을 제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A씨는 승객들이 모두 자리를 피하자 뒷좌석에 앉아 있던 친구들에게 다가가 농담을 건네기도 한다.
동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혀를 차고 있다. 동영상이 걸린 페이스북에는 “청춘이 영원할 것 같지? 철없이 놀다가 나중에 사회에 준비 없이 홀로 내동댕이쳐졌을 때 후회할 것”이라는 식의 비난이 쏟아졌다.
일부에서는 자신이 직접 A씨와 B씨를 혼내주겠다는 글이 오르기도 했다. 일부 회원들의 제보에 A씨와 B씨의 신상이 공개됐다. 인터넷에 따르면 A씨는 서울의 C공고를 졸업했다. 현재 아이스크림 전문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제보까지 이어졌다.
A씨는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까지 공개되며 네티즌들의 비난이 이어지자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과문을 올렸다. A씨는 사과문에서 “술을 너무 많이 먹어서 그랬다”며 “절대 저러면 안 되는 것 알고 있다. 당시 승객들에게 사과드리고 싶은데 상황도 안 되고 말주변도 없다. 진짜 반성하고 후회하고 있다. 다들 한 번만 용서해 달라”고 적었다.
한 번 타오른 네티즌들의 분노는 그러나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네티즌들은 이들의 얼굴 등이 고스란히 동영상에 ‘버스 민폐남’이라는 제목을 달아 인터넷 곳곳으로 퍼 나르고 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