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뉴욕의 한 맥도날드, 커피 한잔으로 하루 때우는 한국 노인들과 전쟁中”

NYT, “뉴욕의 한 맥도날드, 커피 한잔으로 하루 때우는 한국 노인들과 전쟁中”

기사승인 2014-01-16 17:04:00

[쿠키 지구촌] “여긴 맥도날드입니다. 노인정이 아닙니다.”

미국 뉴욕 퀸스 플러싱의 모퉁이에 있는 맥도날드가 ‘커피 한잔’으로 하루를 때우는 한인 노인들 탓에 경찰까지 출동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15일자 지역면에 배치된 ‘앉고 앉고 또 앉을 권리와 싸우는 퀸스의 맥도날드(Fighting a McDonald’s in Queens for the Right to Sit. And Sit. And Sit.)’란 제목의 기사에서 이 매장 매니저의 말을 위와 같이 옮겼다. 한인 노인들을 무조건 비난하기 보다는 상황을 코믹하게 스케치하는 기사이다. 16일 오후 현재 뉴욕타임스에서 가장 반응도(Most Emailed)가 높은 기사로 꼽혔다. 580여개의 댓글이 달릴 정도였다.

기사는 새해 다음날, 이만형(77)씨가 습관대로 이 맥도날드의 좁은 좌석에 앉아 커피를 들고 있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2명의 경찰이 경광등을 비추며 맥도날드 안으로 들어오고는 곧 이씨에게 나가라고 요구한다. 이씨가 경찰에 의해 퇴거명령을 받은 이유는 “걷거나 지팡이를 짚거나 휠체어에 탄 이씨의 친구들이 새벽 5시부터 날이 어둑해질 때까지 이 매장에서 함께 지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씨는 하지만 뉴욕타임스 기자에게 “경찰이 나가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나갔다. 그리곤 블록을 한바퀴 돈 뒤 다시 돌아온다”라고 말했다.

이 매장은 한인 노인들이 장시간 머무르는 문제 때문에 ‘고객은 20분 이내에 음식을 먹어야 한다’는 안내문을 붙이기도 했다. 매장 측은 “매일 습관처럼 자리를 차지하는 분들은 1.39 달러짜리 프렌치프라이 한 팩으로 여러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라고 비판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11월 이후로 네 번이나 ‘911’을 불렀다고 했다.

하지만 한인 노인들은 느긋하다. 데이비드 최(77)라고 밝힌 노인은 타임스 기자에게 “당신은 20분 이내에 그 큰 커피를 마실 수 있다고 보는가. 아니다. 불가능하다”라고 말했다.

타임스는 한인 노인들이 이곳을 아지트로 삼은 지는 만 5년이 지났으며, 이 일대 버거킹이나 다른 맥도날드에선 이런 문제가 없다고 전했다. 타임스는 맥도날드 본사의 여성 대변인에게 거듭 코멘트를 요구했지만 응답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타임스는 또 인근에 노인 시설이 부족한 것도 아니라고 했다. 바둑을 둘 수 있는 기원은 물론 미용 체조에서 영어까지 배우는 센터도 있다고 했다. 최근 플러싱에 있는 한인 커뮤니티 센터는 이런 노인들의 특정 맥도날드 매장 선호를 해소하기 위해 센터 지하에 25센트짜리 커피를 파는 카페를 열기도 했다고 타임스는 보도했다.

사진=미국 뉴욕 퀸스 플러싱의 맥도날드 외관(구글맵 캡처)

국민일보 쿠키뉴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우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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